한국의 은행산업은 안정적 신용도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이날 국제금융센터 주최로 서울 명동의 은행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유동성 축소와 한국 신용전망’ 세미나에서 한상윤 S&P 한국기업 신용평가 팀장은 “최근 한국 기업 신용도는 지난 2009년보다 낮은 상태로 3가지 리스크에 직면해 하향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한 팀장은 한국 기업의 3가지 리스크로 △중국의 성장 둔화 △엔화 약세 △국내 소비여력 감소를 각각 꼽았다.
S&P는 중국의 경제 성장률에 대해 올해와 내년 각각 7.3%, 2015년에는 7.1%로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팀장은 “중국 저성장으로 중국에 대한 매출비중이 높은 한국의 철강·정유·화학 산업뿐만 아니라, 제조업의 수요가 감소해 매출 및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엔화 약세로 일본 업체의 재무역량이 강화되면서 가격경쟁력, 제품개발 및 설비투자 증가 등으로 시장경쟁 압력이 커진 것도 국내 수출산업 신용도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아울러 한 팀장은 “저성장, 내수침체, 고령화·생산인구 감소, 투자위축 등은 한국 경제의 위험요인”이라며 “국내소비 침체 및 건설투자 감소 등으로 유통, 건설 부문 등의 수익성 저하 우려가 높아지고, 경기 저성장 기조로 인한 공공사업 수익성 개선 난항으로 공기업의 재무상태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S&P는 철강과 정유·화학 산업을 중심으로 자본지출이 감소하는 등 이를 통한 재무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의 세계시장지위 개선으로 인한 엔저 대처, 국내자본시장 저금리로 차입에 대한 재무부담 경감 등 3가지 완충요소 덕분에 리스크가 미칠 영향은 점진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은행산업 신용 전망은 ‘안정적’이지만 수익성 악화와 가계부채 등 잠재적 신용위험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리테시 마헤시와리 S&P 아태지역 금융기관 신용평가 총괄 전무는 "수익성 악화로 손실 흡수 능력이 약화되고, 저금리 기조 하에서 순이자마진(NIM)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 지난해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가 136%에 달하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점 등으로 신용위험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과 해운, 건설 등 취약부문과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억제 시 자금확보에도 애로를 겪을 수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다만 S&P는 대출 증가율이 완만해 현재의 자본여력을 유지하고 있는 점과 세계 및 한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 그간 부실자산 상각 및 충당금 적립 등으로 신용비용이 급격히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안정적 전망의 근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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