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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두고 중국 마트마다 중저가대 월병 선물세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사진=신화사] |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에선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황금월병이 버젓이 팔리고 각 호텔 음식점마다 한 끼에 수십,수백만원 짜리 음식 코스가 판을 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중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까르푸, 징커룽 등 대형 마트에 진열된 월병 선물세트는 대부분 200위안대(약 3만5000원) 중저가 위주다. 개당 10위안 미만의 초저가 상품도 눈에 띈다. 지난 해 888위안, 1888위안처럼 중국인이 좋아하는 ‘8’자를 집어넣어 고가월병을 판매하던 판촉 행사는 찾아보기 힘들다.
베이징 고급요릿집인 취안쥐더(全聚德)가 내놓은 158위안짜리 저렴한 월병선물세트는 이미 동이 났다. 샹어칭(湘鄂情)이 출시한 148위안, 298위안 짜리 월병 선물세트도 인기다. 추석마다 볼 수 있었던 전복, 샥스핀 등 최고급 식재료로 만든 초호화 월병은 윗선의 지시로 올해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점원은 설명했다.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었던 장식용 ‘황금월병’역시 중국인의 냉대를 받고 있다. 중국 귀금속 전문백화점인 차이바이 (菜百)에서 황금월병은 g당 380위안으로 지난해 500여위안보다 30% 저렴한 가격에 출시됐지만 구석에 진열돼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각 호텔 음식점은 매년 추석연휴때마다 진행해왔던 초호화 ‘퇀위안판(團圓飯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먹는 식사)’, ‘중추절만찬’ 등의 판촉행사는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 호텔은 본래 테이블 당 2988위안(약 53만원)하던 코스요리 세트를 1988위안으로 할인했으며, 심지어 ‘절약형 세트’라 이름을 붙여 1188위안 짜리 코스요리 세트도 출시했다. 1인당 100위안대 가격에 고급호텔에서 한끼 코스요리를 먹을 수 있는 셈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음식점 예약이 줄어드는 등 올해 추석연휴 식음료업계 경기가 예년만 못할 것은 (최근 반 부패 척결 움직임 때문에) 어느 정도 예견했던 일”이라며 “호텔 음식점들이 일반 서민층을 겨냥한 각종 저가 요리를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중앙정부는 부패척결 차원에서 공금으로 월병 등 선물을 주고받는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당정기관이나 국유기업 당간부들이 중추절 국경절 연휴기간 공금으로 선물을 주고받거나 향응접대하는 행위를 금지하기 위한 신고 전용핫라인과 웹사이트까지 마련한 상태다. 난징시에서는 공금으로 선물을 보낼 경우 관계자를 아예 면직시키고 조사처리할 것이라며 해당 기관의 주요 지도자에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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