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사도 밖에서 자금조달 어렵네…내부 출자ㆍ차입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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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1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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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경기 침체의 여파로 그룹 계열사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관계사들의 재정 지원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계열사에 대한 자금 대여 사례가 급격히 늘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계열사 대출에서 부당지원 사례도 빈발하고 있어 기업 투명성에도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특수관계인의 유상증자 및 자금대여 공시 건수는 올 들어 총 27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42건)보다 12.81% 증가했다. 지난 2011년(114건)에 비해서는 140% 가까이 늘었다.

특수관계인에 대한 자금대여가 올 들어 126건으로 전년 동기(90건)보다 40% 증가해 큰 폭으로 늘었다. 2011년(34건)보다는 3배 이상 늘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대여금 이자율이 시중금리의 절반도 안되는 경우가 있어 간접지원도 적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21일 계열회사인 삼성에스알에이자산운용에 운용 예정인 ‘삼성SRA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4호’에 대한 담보대출을 이자율 연 4.5%로 1087억원을 대여했다. 이에 따라 삼성에스알에이자산운용과의 담보대출 총 거래잔액은 1642억원에 달했다.

홈플러스도 전월 23일 운영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홈플러스테스코로부터 이자율 연 3.86%에 400억원을 빌렸다. 이달에는 부영주택이 남광건설산업으로부터 연리 5.5%에 88억원 가량을 대여했으며, 동부팜이 동부팜청과에 10억원을 연 6.9% 이자율로 빌려줬다.

이외 웅진씽크빅, 세아홀딩스, 동광주택, 코스모앤컴퍼니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모회사나 관계사 대출에 의존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 금리를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금리가 책정되는 경우가 있다”며 “기업 신용도가 낮은 회사의 경우 채무 불이행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수관계인의 유상증자 참여 공시는 올 들어 147건으로 지난해 같은 때(152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13일 에스엠피의 유상증자에 삼성정밀화학이 참여해 60억원(12만주)을 출자했으며, 지난 10일에는 신세계가 건축설계비 대금 지급 등을 위해 계열회사인 신세계동대구복합환승센터에 100억원(2000만주)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이외 금호아시아나, 한진, 대성 등이 유상증자를 통해 계열사에 자금 지원에 나섰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기업정책실장은 “과거 자금대여를 통한 계열사 부당지원이 횡령·배임 사건으로 이어진 사례가 있어 유상증자 참여보다는 계열사 자금대여에 대한 주의가 요망된다”며 “다만 무조건 색안경을 끼는 것보단 한계상황에 도달해 있는 기업에 대한 일종의 경영판단으로 존중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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