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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는 대우조선해양이 회사의 전통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지분 매각이 본격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회사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한편 새 주인을 맞이하더라도 지난 40년간 이어져온 회사 임직원들간의 탄탄한 결속력을 향후에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23일 회사와 재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이달초 회사 사보 ‘해오름터 플러스’를 복간했다.
지난 1998년 대우그룹 해체 직전 대우중공업 소속 아래서 발간됐던 동명의 사보를 15년 만에 재탄생시킨 것이다.
부활한 사보에 실린 고재호 사장의 축하 메시지는 임직원들에 대한 감사로 시작됐다. 고 사장은 메시지에서 “가족 여러분들의 따스한 사랑과 응원이 있었기에 우리 임직원들이 직장에서 열정을 통해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었고, 또 회사는 비록 시련의 시간도 있었지만 꾸준히 발전해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수십 년간 지어왔던 익숙한 선박과는 달리 처음 접해보는 대형 해양 프로젝트들이 즐비하게 건조되면서 때론 값비싼 수업료도 내면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고, 그러한 결과로 실적 면에서 경쟁사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며 “하지만 증권사나 외부 전문 기관 등 외부에서 먼저 최근 들어선 ‘대우조선해양이 하반기부턴 완전히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을 자주 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실제로 회사는 조금씩 우리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창사 이래 줄곧 우리가 집중한 ‘제조’ 뿐 아니라 설계와 구매 역량까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려 명실상부한 ‘대해양 시대의 주역(World Leader in Ocean Technology)’으로 변신을 시작했다”며 “특히 올해는 그 변화의 실질적 원년이자 향후 성공 여부를 가름하는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2013년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사보에서 관심을 끄는 내용은 대우조선해양의 탄생과 이후 성장사를 다룬 시리즈 기사가 수록됐다는 것이다. 대한조선공사가 정부의 중화학공업 정책에 부흥해 건설을 추진했던 옥포조선소가 1973년 10월 11일 착공식을 가진 뒤 제1차 석유파동으로 공사가 지지부진하자 정부가 김우중 당시 대우그룹 회장에게 인수를 요청했다. 김 회장은 이를 거부했지만 정부는 그의 뜻과는 관계없이 인수 결정을 발표함으로써 1978년 10월 28일 회사의 전신인 대우조선공업이 출범했다. 대우그룹 해체후 대우중공업에서 분리돼 채권단 관리하에 들어갔다가 워크아웃을 졸업한 2001년 이후 독립경영체제를 지속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은 그동안 창립 기념일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았고, 과거의 역사에 대해서도 되도록 말을 아껴왔다.
이랬던 회사가 사보를 통해 대우 시절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즉, 옥포조선소 착공식 날짜인 10월 11일을 창립기념일로 정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40년간 한국 조선·해양산업을 주도해 온 주역으로서 회사의 위상을 높이고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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