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약을 새병에 담았다" 아이폰 중국서 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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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09-2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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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화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애플이 중국 등 신흥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제작한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 5C가 중국에선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로컬리틱스에 따르면 아이폰 5s·5c가 전 세계 11개 국가에서 동시 출시된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판매량이 900만대를 돌파했다. 전체 판매량 중 미국이 차지한 비중은 68%로 가장 많았으며, 일본이 13%로 그 뒤를 이었다. 중국 판매량이 차지한 비중은 5%도 채 되지 않았다. 결국 중국 내 아이폰 5s·5c 판매량이 50만대 미만에 그친 것.

특히 중국 내 아이폰 5s와 5c가 각각 팔린 비율은 91대 9로 나타났다. 아이폰 5s가 10대 팔릴 때 아이폰 5C는 고작 1대 팔린 것으로 결국 아이폰 5C 판매량은 사흘 간 5만대도 안되는 셈이다.

사실 애플은 올 초 중국 내 열악한 애프터서비스, 충전기 감전사 등 문제로 언론의 공격을 받자 이미지 개선을 위해 중국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사상 처음으로 베이징에서 공식적으로 신제품 발표회를 진행하고 중국을 아이폰 5s/5c 출시국 1차 대상자에 포함시킨 것. 일각에선 아이폰 5s 골드는 황금을 좋아하는 중국인을 위한 색상이며, 아이폰 5C의 ‘C’는‘China(중국)’를 의미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아이폰 5s 5c에 대한 중국인의 반응은 차가웠다. 출시 후 중국 온라인에는 아이폰 5s에 사실상 기존의 제품과 다른 점이 없다며 ‘헌 약을 새 약병에 담았다’, ‘혁신이 없으면 애플은 제2의 노키아로 전락할 것’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아이폰 5C의 중국 출시 가격도 16GB 기준 4488위안(79만8000원)으로 아이폰 5S의 5288위안과 800위안(약 14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아이폰 5C는 여전히 고가 폰이라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출시 첫날인 20일 아침 베이징 시단·왕푸징 등 애플 매장 앞에는 신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는 사람이 수 십명에 그쳤다. 지난 해 아이폰 4S 출시 당시 수백명이 한꺼번에 몰려 매장 문을 열지 않자 일부 중국인들이 매장에 계란을 던지며 시위를 벌인 것과 대조된 풍경이었다.

또 누리꾼들은 아이폰 5C의 ‘C’는 ‘China’도 ‘Cheap’도 아닌 ‘Color’라며 아이폰 5C의 다양한 컬러를 중국식 블랙유머로 풍자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아이폰 5C 화이트는 영어‘Good bye’의 중문 표기인 ‘古德白(白·흰색)’로, 블루는 일본 에로영화 유명 여배우 이름을 따 ‘武藤蓝(蓝·남색)’로, 옐로우는 대변 색깔이라며 ‘大便黄(黄·황색)’로, 그린은 순진한 척하며 뒤로 호박씨까는 여자를 뜻하는 ‘绿茶婊’의 단어 순서를 바꿔 ‘茶婊绿(绿·녹색)’으로, 핑크는 사생팬을 뜻하는 ‘脑残粉(粉·분홍색)’으로 표현한 것이다. 아이폰 5s 골드는 투하오(土豪·졸부)가 좋아하는 색깔이라며 '土豪金(金 금색)'으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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