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고위 관계자는 2일 “올해 하반기 공채에 10만명 이상이 지원서를 접수하는 등 연간 20만명 가량이 삼성 채용 전형에 응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사회적 비용이나 취업생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나치게 과열돼 있는 채용 열기에 우려를 갖고 있다”며 “바람직한 채용 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채용 방식을 변화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접수가 끝난 삼성 하반기 공채 전형에 응시한 취업 준비생은 사상 최대인 1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상반기 공채 응시생 8만명과 인턴십 응시생 등을 합치면 올해만 20만명 이상이 삼성 채용 전형에 원서를 접수했다.
여기에 서울과 수도권, 지방에 고사장을 확보하고 문제지를 수송하는 문제까지 더해져 천문학적인 비용이 낭비되고 있다는 게 삼성 측의 판단이다. SSAT 시험을 한 번 치르는 데만 수십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지방 고사장의 경우 접수 시작 1~2시간 만에 수용 인원이 초과되는 경우가 허다해 접수를 못한 응시생들은 서울 등지로 올라와 시험을 봐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룹 차원에서 이같은 불합리한 부분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SSAT 시험을 폐지하거나 1차 서류전형을 부활시키는 방안 등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한 채용 관련 전문가는 “SSAT는 당초 도입 취지와 다르게 과도한 사회적 비용을 야기시키는 입시 시험처럼 변질된 측면이 있는 만큼 새로운 시험 방식을 고안하거나 아예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응시생 규모가 너무 많다면 1차적으로 필터링을 할 수 있는 서류전형을 재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은 저소득층과 지방 출신, 여성 등이 채용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열린 채용’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 관계자는 “열린 채용은 이미 삼성만의 독특한 채용 문화로 자리잡았다”며 “이같은 기조를 유지하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