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 정무위 소속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금융위원회 및 산하기관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2012년 한 해 금융공공기관(13개)은 총 1541건의 외부강연을 했으며 강연료는 6억30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총 1027건의 외부강연으로 전체의 67%를 차지했다.
특히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의 외부강연료 지침 제시(12.5.24) 이후에도 182건의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강연은 권익위 제시 기준을 넘어선 강연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장관(40만원), 차관(30만원) 제시 금액을 초과한 건수도 9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권익위의 지침에서 권고한 외부강연료는 장관 40만원(1시간 초과시 추가금액 30만원), 차관 30만원(20만원), 과장급 이상 23만원(12만원), 5급 이하 12만원(10만원) 등이다.
권익위의 지침 권고 이전과 이후를 비교해 조사한 결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의 경우 증가하는 등 개선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권익위의 지침 권고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부강연 대상은 주로 협회, 연구원, 대학 등이었으며 강연료는 건당 평균 40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외부강연 중에는 시간당 50만원이 넘는 강연료 지급이 127건이었으며, 시간당 100만원의 강연료가 지급된 사례도 9차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민병두 의원은 "권익위의 권고기준에도 불구하고 시간당 100만원의 강연료를 받는 등 지침을 지키지 않는 건수가 많은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며 "향후 외부강연 지급기준을 마련하고 모든 외부강연에 대한 신고의무를 갖도록 하는 등 제도적인 개선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외부강연·회의로 인한 대가의 범위가 모호하며 외부강연에 대한 신고는 민간기관을 대상으로 강연한 경우에만 신고하게 돼 있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그 소속기관 포함)를 대상으로 외부강연을 할 때에는 그 현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한편, 권익위의 경우에는 2012년 1월부터 본연의 업무(부패방지)와 관련된 외부강연의 경우 사례금을 받지 않고 강연하는 ‘청렴강연’을 실시하고 있으며 실제로 2012년 권익위는 278건의 외부강연 중 청렴강연이 244건(88%)에 달했다.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공직자의 외부강연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은 1989년 윤리개혁법의 개정을 비롯하여 정부윤리법등을 통해 공직자들의 사례금 수령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일본은 외부활동으로 인한 보수를 받는 경우 별도의 보고서 제출과 함께 반드시 소득신고서에 해당 금액을 기재하도록 하는 등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다.
민 의원은 "다른 공공기관들도 (권익위의) 청렴강연을 모범적인 사례로 받아들여, 임직원들이 외부강연을 재능기부와 같은 사회공헌의 하나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스스로 실천·확산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