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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동양과 비슷하다고?"…동부, 도매금 취급에 정면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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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16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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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부, 신용도 훼손 행위에 법적대응 검토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재무구조 악화로 무너진 동양그룹과 도매금으로 묶이고 있는 다수의 대기업 중 동부그룹이 먼저 총대를 메고 반박에 나섰다.

영위하는 업종과 차입구조가 다른데도 일부 사업에서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동양그룹과 비슷하다고 단정하는 것은 기업의 신용도와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동부그룹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주요 계열사의 차입구조와 상환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시장 일각의 우려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발단은 LIG투자증권의 유선웅 연구원이 지난 14일 발표한 ‘그룹리스크 진단 : 위험하지만 참을 만하다“라는 보고서였다. 유 연구원은 이 보고서에서 “동부그룹의 위험도가 가장 높으며 차입구조가 동양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동부·현대·한진·두산·이랜드 등 부채비율이 높은 대기업 5곳을 분석한 결과 동부그룹의 상황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이다.

유 연구원은 “철강 부문의 설비 투자가 확대됐으나 실적이 부진하고 건설 부문의 미수금은 누적되고 있다”며 “전자 부문의 재무구조 개선 지연과 비금융 계열의 차입금 확대로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부그룹이 1년 내에 갚아야 할 차입금이 3조5637억원에 달하지만 자금시장 여건이 안 좋아 동양그룹과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요지다.

이에 대해 동부그룹 측은 “그룹마다 영위 업종이 다르고 업종의 특성도 다른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위험 순위를 정한다거나 차입구조가 동양그룹과 비슷하다고 단정한 것은 기업의 신용도와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는 무책임한 행위”라고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동부그룹은 보도자료에서 “차입금 중 은행 등 제도권 금융이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CP는 거의 없어 시장성 차입금의 비중이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계열사별 재무상황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동부그룹은 “동부제철의 내년 만기도래 회사채 규모는 6800억원으로 보유현금(1200억원), 지속적인 현금 창출능력(2400억원), 당진 부두 지분매각(3000억원) 등으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동부건설도 내년 말까지 도래하는 회사채가 2770억원에 불과해 동자동 오피스빌딩 매각(2800억원), 동부익스프레스 매각(1700억원)만으로 갚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합금융, 철강·신소재, 종합전자, 농업·바이오, 발전·에너지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매우 다양하며 성장업종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며 “계열사별로 독립적인 사업구조를 갖고 있으며 그룹 지배구조도 순환출자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특정 계열사 리스크가 다른 계열사나 그룹 전체로 전이될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동부그룹은 근거도 없이 기업의 신용도를 훼손하는 사례가 발생할 경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어수선한 시장 상황을 악용해 그룹 흔들기에 나서는 어떠한 시도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동부그룹이 전에 없이 강경한 자세를 보이자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LIG투자증권도 꼬리를 내렸다.

LIG투자증권은 정정 보고서를 내고 “부채구조를 가지고 그룹별 위험도의 순위를 매겼는데 영위업종이 다르다는 점, 개별기업 및 그룹의 수익성 전망과 재무구조 개선 계획, 재무적 융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못했다“며 ”이번 부분을 고려해 그룹별 위험도 순위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또 “동부그룹의 경우 동양가 닮아가는 중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아 수정했다”며 “자구책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재무 리스크가 완화될 수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에 대해 재계의 한 인사는 “증권사가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특정 기업을 흔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기업들이 증권사를 압박해 합리적인 의견 제시까지 막는 사례가 나와서도 안 된다”며 “동양그룹 사태 등으로 재계와 시장이 극도로 긴장하다보니 발생한 해프닝”이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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