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 장슬기 기자. |
최근 제2금융권은 수수료 딜레마에 빠졌다. 수수료를 덜 주느냐 더 주느냐, 한 번에 주느냐 나눠 주느냐 등의 문제로 각 집단의 밥그릇 싸움이 치열하다.
카드업계는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한 데 이어, 올해에는 결제중간 단계인 밴(VAN·부가통신사업) 수수료 문제를 두고 시름을 앓고 있다.
중소가맹점들이 지나치게 높은 카드 수수료율을 물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밴사들이 가져가는 수수료를 줄여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이유다.
하지만 당장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밴업계는 특정 카드사의 결제 거부운동까지 단행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밴사와 카드사의 갈등은 점점 고조돼, 지난 17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보험업계도 설계사들의 사업비 수수료 체계를 두고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저축성보험 계약시 보험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선지급 수수료를 현행 70%에서 2015년까지 50%로 낮추는 방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선지급 수수료 비중을 낮춰, 불완전 판매 및 해약환급금에 대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설계사들은 당장 선지급 수수료가 줄게 되면 영업 환경이 열악해지고, 높은 환급금으로 인해 오히려 소비자들의 중도계약이 늘어날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영세가맹점, 혹은 소비자들을 위해 마련된 이같은 방안들이 빛을 보기도 전에 여러 이해관계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금융회사를 비롯해 각 집단의 생존을 건 싸움일 수 있겠지만, 소비자들에게 자칫 '놀부들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지 않도록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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