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이멜트 GE 회장 "스피드·글로벌 경영 삼성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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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0-2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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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기업 존경의 대상"…발전·플랜트·조선해양 사업협력 강화 추진

아주경제 박재홍·이혜림 기자= "거대한 조직을 민첩하게 움직이는 삼성의 경영방식은 GE가 모델로 삼고 싶은 부분입니다."

'경영사관학교'로 불리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기업경영의 모범사례로 삼성을 언급했다. 지난 1993년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의 롤모델로 삼았던 GE와 삼성의 입장이 20년 새 뒤바뀐 셈이다.

이멜트 회장은 빠른 속도로 경쟁력을 강화하며 세계 시장 공략에 성공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에 대해서도 경의를 표했다.

1년 5개월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이멜트 회장은 방한 기간 중 삼성과 현대중공업 등 국내 대기업 수뇌부와 만나 플랜트와 조선해양 등의 분야에 대한 사업협력방안을 논의하고 향후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 이건희 신경영에 영감 준 GE, 이제 삼성을 롤모델로

이멜트 회장은 24일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능률협회 최고경영자 조찬회' 기조연설에서 "삼성은 GE의 파트너이자 경쟁자"라며 "삼성에 대해서 GE 내부적으로 많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이 거대한 조직을 스피드 있게 운영하는 것과 세계 어디에서든 싸워서 이기고자 하는 의지 등은 GE가 모델로 삼고 싶은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13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GE는 글로벌 경영사관학교로 불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GE의 '최고경영자(CEO) 양성소' 크로톤빌 연수원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하기도 했다.

특히 1981년부터 20년간 GE의 CEO로 회사를 이끈 잭 웰치 전 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경영 리더십 구축에 영감을 준 인물로 꼽힌다.

웰치 전 회장이 강조한 △품질혁신 전략 '6시그마' △인재 제일주의 △벽 없는 조직 등의 경영전략은 품질경영·인재경영·관료주의 타파 등을 강조한 이 회장의 경영 원칙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끊임 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세계 1등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웰치 전 회장의 신념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이 회장의 신경영 비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93년 이 회장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선언한 삼성 신경영의 토대를 제공한 GE.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현재 두 기업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이 회장 스스로 '우물 안의 개구리'라고 평가했던 삼성은 스마트폰과 반도체, TV 등의 부문에서 글로벌 1위를 질주하는 넘버원 브랜드가 됐다. 이제 GE가 삼성을 롤모델로 삼게 된 것이다.

이멜트 회장은 삼성은 물론 다른 한국 기업들이 거둔 성과에 대해서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지난 10년간 한국의 산업 경쟁력은 가장 큰 화두였다"며 "세계 시장에서 큰 도약을 이뤄낸 한국 기업은 존경의 대상인 동시에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멜트 회장은 현재의 성과에 도취되지 말고 혁신을 지속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칭찬을 받을 때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며 "삼성이든 현대든 LG든 상황은 똑같다. 자만이나 오만은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플랜트·조선해양 분야 사업협력 강화

이멜트 회장은 이번 방한 기간 중 삼성과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대기업과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하며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다지는 데도 주력했다.

이날 오후에는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옥를 찾아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과 만나 건설·플랜트 분야의 사업협력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GE는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시공하는 플랜트사업에 터빈 등 발전설비의 핵심 부품을 제공하고 있다. 이멜트 회장은 "한국의 발전사업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엔지니어링의 경우에도 세계 3위권 내에 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지난 23일에는 부산 '국제 조선 및 해양산업전(코마린)'에 초청받아 기조연설을 한 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계 대형 3사 경영진과 만나 GE의 조선해양 및 해양플랜트 사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멜트 회장은 이 자리에서 "GE가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고, 조선해양산업도 그 한 부문"이라며 "한국이 세계 조선해양 1위 국가인 만큼 GE도 투자 및 사업 확대를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GE는 지난해 자사 글로벌 조선해양산업 부문의 헤드쿼터를 한국으로 정하고 안승범 사장을 선임한 뒤 최근 부산에 사무소도 개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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