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돌아보는 주관적 앞담화>는 아주경제 연예부 기자들이 모여 한 주의 '핫'이슈에 대해 취재한 내용과 더불어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을 나눈 대화를 담고 있습니다. 기사에는 차마 넣을 수 없었던 비밀스러운 이야기도 과감하게 담겠다는 취지로 기획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어게인(Again)’으로 돌아온 걸그룹 티아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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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코어콘텐츠미디어]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지난 10일 돌아온 그룹 티아라(보람, 지연, 효민, 은정, 큐리, 소연). 쇼케이스 일정 없이 지나가 길래 프레스 행사가 없는 줄 알았는데 14일 타 매체에서 티아라의 기사들이 속속들이 나왔다. 응? 행사 있다는 소식 못 들었는데?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에 전화를 해봤더니 21일에도 행사를 할 거라고 하는데 뭔가 찝찝한 기분…. 하여튼, 다사다난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이날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 갔다.
권혁기 기자(이하 혁) : 지은, 오늘 티아라 기자간담회 갔다 왔다면서, 어땠니?
국지은 기자(이하 국) : 눈물의 기자간담회였어요.
이예지 기자(이하 예) : 정말? 울었단 말이야? 왜?
국 : 아무래도 안 좋은 일 때문에 마음고생을 해서 그런지 관련 질문이 나오니까 눈물을 흘리는데 마음이 좋지는 않더라고요.
안선영 기자 (이하 영) : 안 좋은 일이라면 전 멤버 화영과 관련된 왕따설인가?
예 : 그렇지. 무슨 질문을 했길래 울어?
국 : 댓글을 보느냐고 물었는데, 효민과 은정이 '그 일'이 있고 나서는 잘 보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쏟더라고요. 다른 멤버들은 침묵하고 있었고요.
혁 : 그럴 만하지. 작년 7월이었지? 화영 왕따설이 불거지기 시작했잖아. SNS에 올린 "의지의 차이"라는 발언도 논란이 됐고. 그 사건 때문에 박힌 미운털이 아직 대중들에게 깊이 박혀있는 것 같아.
예 : 왕따설뿐만 아니라 인사성까지 없다고 소문이 나서 곤욕을 치렀잖아요. 여러 가지 안 좋은 이미지가 겹치면서 쉽게 사그라지지 않네요. 인터뷰 중에 나온 이야기라 실명을 거론할 수는 없지만 실제로 몇몇 선배 가수들은 티아라 멤버의 인사성을 지적하기도 했어요.
국 : 은정과 소연이 왕따와 관련해 “어린 여자들끼리 뭉쳐있다 보니 서로 감정이 상하고 삐치면서 일어난 일이었지만 우리가 연예인임을 망각하고 친구들끼리 했던 것처럼 SNS 등에 발언을 한 건 잘못한 것 같다. 잘 몰라서 일어난 일이다. 그 사건이 터지고 한동안 침묵했는데 참 답답하더라. SNS로 일이 커졌지만 거기에다가라도 하소연을 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처세를 잘못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말하더라고요.
영 : 이렇게 이야기하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네요. 그때 이렇게 말했으면 좋았을텐데. 당시 해명이 너무 늦어서 일이 더 커진 것 같아요.
예 : 그러게. 왕따라는 게 심각한 사회적인 문제라 예민하게 받아들이는데, 티아라는 공식적으로 사과하지 않았으니 대중들이 화가 더 나는 거지. 공식 기자회견으로 정확하게 사건 과정을 밝히고 사과를 했어야 된다고 생각해. 무작정 화영을 내쫓은 것도 강압적이라고 느꼈을 수 있어. 그들의 말처럼 '어린' 친구인 만큼 오히려 따뜻하게 보듬어줬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영 : 그런데 이번 타이틀곡 ‘넘버나인’은 순위가 꽤 높던데요? 10위권 안에 진입해서 꽤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어요.
국 : 티아라는 자타가 인정하듯이 '복고'라는 콘셉트로 사랑받았고 이를 고수했잖아요. 이번 '넘버나인'도 노래가 재밌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감명이 깊거나 좋다는 느낌보다는 재치가 있달까? 생각보다 선전하고 있는데 티아라의 재기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입증된 것 아닐까요?
영 : 난 과거처럼 인기를 얻는 건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 꾸준히 활동은 할 수 있겠지만 지금 이미지가 꼬리표처럼 달고 다니지 않을까 싶네요.
혁 :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건 맞아. 오랜 시간 진심으로 활동하는 수밖에 없어.
국 : 티아라도 초심으로 돌아가 활동하겠다고 하더라고요. ‘무조건 열심히’라는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하는데 뭔가 많이 주눅이 들어있는 느낌이었어요. 기자회견 전날인 20일 SBS '인기가요' 1위 후보에 올라서 기뻐하는 모습도 남다르게 보였고요. 그래도 색안경이 쉽게 벗어지지 않는지 ‘연기 아닐까’라는 의심도 잠깐 들었어요. 근데 우는 모습에서는 그런 생각을 못 하겠더라고요. 마음이 진짜 안좋았어요.
예 : 그래. 한번 이미지가 고착되면 쉽게 바뀌지 않지. 그런데 갑자기 분위기가 무거워지는 느낌이다. 크크. 기자회견 하면서 뭐 재미있는 건 없었어?
국 : 음… 아! 제 대각선으로 지연이 앉아있었는데 제가 탁자 위에 놓인 쿠키를 집어 먹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지연이 "기자님, 그 쿠키보다 다른 게 더 맛있어요"하면서 아몬드가 제일 많이 박혀있는 부분을 직접 잘라서 저한테 주더라고요. 기자회견 내내 별말 없이 가만히 앉아있어서 ‘원래 말이 없고 차가운가?’했는데 그 모습 보면서 생각이 좀 달라지더라고요.
혁 : 당연하지. 우리도 사람인데 그런 모습에 혹하기도 하는 거지. 지은이 티아라한테 반했네? 크크.
국 : ^^;
혁 : 사실 티아라는 여론이 안 좋잖아. 대중뿐만 아니라 언론도 티아라의 행동에 예의를 주시하고 있는 거지. 그만큼 티아라는 신중해야 해.
영 : 그들이 살아남을 방법은 뭘까요?
예 : 인격적으로 성숙해져야겠지? 방법은 어느 누구도 모르는 거라 제시할 수는 없지만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그러면 안 되겠다고 각성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겠지. 그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분명 대중도 알아볼 거야. 그런데 더욱 큰 문제는 대중들이 '티아라는 각성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영 : 그리고 어떤 분야에서 잘하게 되면 인정하는 분위기잖아요. 배우는 연기를 잘하고 가수는 노래를 잘 부르면 그들의 과거보다는 현재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아요. 티아라가 춤이나 노래 등을 뛰어나게 잘한다고 생각되는 건 아니니까. 탄탄한 보컬이 가장 시급하지 않을까 싶어요.
혁 : 그래, 가수 백지영도 큰 스캔들에 휘말렸지만 멋지게 재기할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실력이지 않을까. 노래는 노래 댄스면 댄스, 다 훌륭하게 소화했잖아.
국 : 복고 콘셉트를 넘어서는 뭔가도 필요할 것 같아요. 물론 복고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아직도 어느 정도 유효하지만 조금씩 ‘지루하다’라는 느낌을 받잖아요. 다양한 변화를 도모하면서 지금 암흑기를 벗어나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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