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코리아, '딜러사 쥐어짜기' 부당행위 의혹 나와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하 벤츠 코리아)가 지난 2006년부터 6년여간 딜러사로부터 부당행위를 통해 1493억원에 달하는 '불공정 이익'를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특수관계의 한성자동차에게는 특혜를 제공한 정황이 포착됐다.

벤츠코리아의 변동 마진 구조

 

27일 국회 민병두 의원(민주당)이 입수한 벤츠코리아의 내부 자료에 따르면 벤츠코리아가 딜러사들에게 불공정한 이익을 취하는 방법은 '변동 마진(Variable Margin)'이다. 민 의원이 공개한 벤츠코리아의 'Revised Variable Margin Scheme 2013' 자료에 의하면 벤츠코리아 딜러사들의 마진은 9.8%의 고정마진과 3.7%의 변동마진으로 구성된다. 문제는 변동마진 3.7%를 통해 벤츠코리아의 불공정한 강요행위가 이뤄진다는 점이다.

 

전체 변동마진 3.7%의 세부내역을 살펴보면 재고 할당 0.85%, 판매목표 0.85%, 안 팔리는 차종 섞어팔기 0.6%, 다음 달 판매목표량의 1.5배 재고 0.5%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 4가지 구성요소의 합계에 의한 변동마진은 총 2.8%에 해당하며 이를 'Sales TA Achievement'라고 표현한다. 즉 딜러사들의 입장에서 벤츠코리아의 위와 같은 부당한 요구를 거부할 경우, 각오해야 할 금전적 손실은 '총판매대수 × 0.28%'에 해당하는 것.

 

이에 따르면 벤츠의 딜러사들이 감수해야 하는 상대적 손실액은 연도별 차량 판매대수별로 계산해볼 경우, 2006년~2012년을 모두 합한 금액은 1493억5000만원에 해당한다.(평균 차량가 6500만원 기준)

민 의원은 "벤츠코리아의 변동마진 중 'Sales TA Achievement 2.8%'에 해당하는 것이 ‘형식’은 인센티브이지만, 금전적 손실액의 규모를 감안할 때 실제로는 ‘불이익’을 주는 방식"이라며 "이와 같은 재고 목표·판매목표·안팔리는 차종 섞어팔기·1.5배 재고는 ‘명백한’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벤츠코리아는 금융 자회사인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를 통해 한성자동차 등에 실질적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MBK와 MBFSK '이자율 설계도'

 

민 의원이 공개한 벤츠코리아와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이자율 설계도'에 따르면 벤츠 차량을 판매하는 9개 딜러사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에 따라 최대 0.3%의 금리 혜택을 더 줬다.

딜러사의 시장점유율이 5~20%면 0.1%의 혜택을 주고 20~45%면 0.2%, 45% 이상이면 0.3%의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르면 한성차는 한성 계열의 부산스타를 포함해 지난해 26개 국내 벤츠 전시장 중 신사, 삼성, 방배 등 13개의 핵심 지역 전시장을 보유해 총 9개 국내 벤츠 딜러사 중 판매점유율 59%를 차지하며 0.3%의 금리 혜택을 고스란히 얻어냈다.

 

경쟁 딜러사인 더클래스 효성도 점유율 20.1%로 0.2%의 금리혜택을 얻었지만 나머지 7개 딜러사는 점유율이 5%에 미치지 못해 전혀 금리 혜택을 받지 못했다.

 

이러한 벤츠코리아의 한성자동차에 대한 '이자율 특혜'를 금액으로 환산해보면 2006년~2012년에 걸쳐서 모두 103억2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성차가 벤츠코리아로부터 이같은 혜택을 받는 이유는 이들의 특수한 지분관계 때문이다. 벤츠코리아의 지분의 51%는 독일 다임러그룹에, 나머지 49%는 한성차 관계사인 스타오토홀딩스에 있다. 스타오토홀딩스는 벤츠파이낸셜코리아 지분 20%도 갖고 있다.

이른바 한성자동차가 '선수'이자 동시에 '심판'의 역할을 하는 셈인 것.

 

민 의원은 "한성자동차는 딜러사이면서 동시에 임포터사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는 벤츠코리아와 벤츠파이낸셜코리아, 한성자동차 등에 대해서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 등을 즉각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