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소속 교사 1만5113명은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가 2011년 도입한 학교별 성과급제에 반대해 학교 성과급으로 받은 69억1천855만원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학교가 학생을 위한 교육보다는 평가를 위한 활동에 매몰돼 학교 교육이 왜곡·파행되고 있다는 게 전교조의 성과급 반납 이유다.
교육부의 학교별 차등성과급 공통 평가지표는 △학업성취도평가 향상률 △방과후학교 참여율 △특색사업 수 △교원 연수시간 △학생의 체력향상률 등이다. 이들 지표를 토대로 개인성과급 80%, 학교성과급 20%를 지급한다.
전교조는 이같은 성과급제로 토요일 강제등교, 강제 방과후학교, 학교 교육활동 전시사업화, 교사의 연수실적 쌓기 강요, 학생 체력점수 조작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교조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더 많이 고생한 덕에 지역사회와 학생, 학부모의 높은 지지를 받는 학교가 최하등급을 받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평가와 경쟁 중심의 교육체제는 교육의 위기를 더욱 심화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전교조에 따르면 양천구에 위치한 모 중학교는 영세민 밀집 지역에 있어, 전체 847명의 학생 중 중식 지원을 받는 학생만 300명에 이르는 상황이다. 이 학교 일부 교사는 가정형편 때문에 밥도 제때 못 챙겨 먹는 학생들을 위해 연중 아침밥을 지어주는 자원봉사를 하고 정규수업 이외에 학습멘토링, 정서멘토링도 시행한다.
그러나 학습부진학생이 워낙 많고 학부모의 관심도 적은 탓에 이 학교는 교육부의 학교 성과급 평가에서 가장 낮은 등급인 B등급을 받았다.
이에 해당 중학교 교사들은 모두 B 등급 통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심사를 요청했지만, 정부 당국은 절차상 하자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교조는 "학교평가, 학교성과급 제도를 폐지하고 개인성과급은 수당으로 다시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전교조는 교육부에 학교성과급을 반납한 계좌를 알려달라는 공문을 전달했으며 교육부가 거부할 경우 해당 금액을 참여 교원들에게 분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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