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기업은 양극화가 심화된 가운데 일부 대기업에서 유동성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3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금융안정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보고서에서 한은은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 강화, 전세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중소득(소득 3~4분위)ㆍ중신용(신용등급 5~6등급) 가계의 채무부담 증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이는 이들의 수지상황 개선을 제약하고 있어 소비지출 측면에서의 부진도 유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5면>
조사 결과 저신용 차주의 1인당 채무 건수는 2010년 말 2.6건에서 올해 6월 말 2.5건으로 소폭 줄었으나, 중신용 차주는 1.9건에서 2.1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당국의 가계부채 억제 방침으로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중ㆍ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중신용 가계가 대부업체로 몰렸다. 2010년 말 대부업체에서 13.4%를 차지하던 중신용 가계 비중은 지난해 말 16.0%로 늘어났다.
한은은 중산층의 채무부담이 점차 늘고 있는 데 대해 이들 계층이 대부분 자영업자라는 점을 꼽았다.
자영업자의 원리금상환부담비율(DSR)은 지난해 기준으로 16.1%로 임금근로자(11.7%)보다 높다. 한은은 "올해 3월 말 현재 금융권 전체의 자영업자 대출은 67.9%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자영업자 대부분이 중소득 계층에 포함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자영업자의 부채구조는 일시상환대출이 많고 만기도래가 특정 시기에 집중돼 있는 등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경기부진이 지속되면서 소득이 낮아지면 이들의 채무부담 능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담보대출이 많아 주택가격 하락에 취약한 점, 고령화 등도 부실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한편 기업의 경우 10대 기업에서 영업수익이 올랐으나 나머지 기업들은 악화되면서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대기업의 55%가 적자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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