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신부를 소개해준다는 중국의 광고사진.
중국에서 '독신절(光棍節·11월11일)'을 앞두고 한 인터넷 공동구매사이트가 내놓은 '베트남 신부 찾기' 행사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려 눈길을 끌고 있다.
9일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한 인터넷 공동구매사이트가 베트남에 가서 단체맞선을 보고 신붓감을 찾는 행사를 출시하자 순식간에 1만1000여명의 독신남성이 참가를 신청했다. 신문은 이런 현상이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중국 여성들의 신랑감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혼기를 놓친 남성들이 많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베트남 맞선을 신청한 한 30대 남성은 "현재 중국 대도시에서는 집과 자동차가 없으면 맞선을 봐도 성공할 확률이 매우 낮다"면서 "결혼을 재촉하는 집안의 성화에 못 이겨 결혼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베트남 여성을 신부로 맞이하려 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과거에는 중국에서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여성과의 국제결혼이 농촌 노총각과 농민공 등 저소득층 남성들에게 해당하는 일로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도시의 회사원과 자영업자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베이징의 한 결혼소개업소 관계자는 "그동안은 농촌에서 동남아 신붓감을 주로 찾았지만 약 2년 전부터 수입은 중간 수준이지만 재산이 많지 않은 화이트칼라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면서 "이들은 연수입이 3만위안(약 520만원)가량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중국의 현행법상 영리목적으로 국제결혼을 알선하는 행위가 금지된 탓에 결혼소개업소들이 베트남 단체맞선을 주선한 뒤 결혼까지 연결되면 통역비와 행정수속비 등의 명목으로 1인당 4만~5만위안(700만~870만원)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에서는 배우자를 찾지 못하는 남성 문제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취업을 미끼로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 여성들을 꾀어 인신매매한 뒤 농촌에 신부로 팔아넘기는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정부 통계를 근거로 중국에서 현재 30세 이하 남성 수가 여성보다 2000만명 이상 많으며 앞으로 10년 안에 결혼 적령기에 들어설 남성이 여성보다 매년 100만명씩 더 많아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