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동양증권 뱅크런은 버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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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3-11-17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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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동양증권이 동양그룹 사태로 10조원에 이르는 뱅크런(예금대량인출사태)을 겪었다. 그러나 동양증권이 풀어야 할 숙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증권사들은 공통적으로 증시 거래대금 및 수수료 수익 감소로 최악의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동양증권은 고객 이탈 규모가 컸고 평판 또한 추락했다. 다른 증권사보다 실적을 만회하기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동양증권은 동양그룹 계열사 기업어음(CP), 회사채를 불완전 판매한 데 대해 책임있는 자세로 피해자들을 대해야 한다. 

얼마 전 동양증권은 투자 상품 판매 과정이 담긴 녹취록을 비공개하려 했다가 금융당국과 여론에 밀려 결국 공개했다. 동양증권이 최우선으로 피해자를 돕겠다는 원칙을 세웠는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최근 동양증권이 새 사장 선임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점도 답답한 일이다. 일각에서는 동양그룹 경영진이 동양증권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기 위해 선임 절차를 늦추고 있다고도 얘기한다.

동양증권은 하루 빨리 새 수장을 정하고 조직을 추스려 동양그룹 사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한 고위관계자는 "동양증권을 두둔할 생각은 없지만, 금융사 가운데 10조원 이상 자금 이탈이 문제없이 진행된 것은 동양증권이 첫 사례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이다. 동양증권 뱅크런을 통해, 동양증권뿐 아니라 증권사들이 고객돈을 문제없이 지켜내고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확인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만일 동양그룹 계열사가 줄줄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황에서 동양증권까지 휘청거렸다면 동양사태는 지금보다 악화됐을 게 분명하다. 

동양사태는 지금부터다. 동양증권 같은 금융사는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성장한다. 돈이 아닌 신뢰가 빠져나가는 '뱅크런'을 어떻게 이겨낼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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