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배현민(41)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가 자신이 창업한 벤처기업인 테라스퀘어와 공동으로 기존보다 전력소모를 3분의 1 이하로 줄인 0.75W급 초저전력 100Gbps 이더넷 집적회로(IC)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IC는 차세대 초소형 통신모듈 CFP4.QSFP28에 탑재 가능한 세계에서 유일한 솔루션으로 경쟁사 대비 2년 정도 기술력이 앞서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내년 본격 양산을 시작하면 2017년 1조원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100Gbps 이더넷 IC분야에서 세계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 하루 평균 인터넷 검색량은 수십억 건이지만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0.25초에 불과하다.
검색은 물론 사진과 동영상 등 수많은 정보를 저장하고 전송해주는 데이터 센터가 24시간 가동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인터넷 기반 서비스가 가능하려면 데이터센터의 많은 저장능력과 속도향상이 필수적인데 이에 대한 전력소모 증가가 커다란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06년 미국의 데이터 센터는 연간 전력소비 가운데 1.5%인 610억 kWh로 우리나라 가정에서 연간 소비되는 총 전력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미국이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020년에는 1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배 교수는 2007년 세계에서 가장 큰 통신모듈 회사인 미국 피니사르사 재직당시 세계 최초로 100Gbps 이더넷 IC를 개발한 세계적인 초고속회로 설계 전문가다.
개발한 IC가 2009년 상용화돼 지난 4년간 전 세계 시장을 선점한 배 교수는 2010년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로 부임해 테라스퀘어를 창업했다.
KAIST와 테라스퀘어 공동연구팀은 올해 독창적인 구조로 기존보다 전력소모를 줄인 100Gbps 이더넷 IC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지난 8월 상용화 전 단계인 시제품 개발을 마치고 지난 9월 영국에서 열린 2013 유럽 국제 광통신 전시회에서 실시간 시연 및 전시를 진행하고 같은달 세계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인 C사에서 성공적으로 시연을 마쳤다.
연구팀이 개발한 IC는 지난달 열린 제14회 대한민국 반도체 설계대전에서 독창성과 파급효과를 인정받아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배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초저전력 100Gbps 이더넷 IC 기술은 특정분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차세대 초고속 통신에 적용 가능한 기술로 향후 고속 USB, HDMI, TV 인터페이스 등 많은 분야에 응용 가능하다”며 “혁신을 지향하는 KAIST 연구원들은 기술적 장벽을 만드는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경험 많은 테라스퀘어 엔지니어들은 이를 활용한 전체 시스템을 구성해 연구를 통한 혁신이 바로 제품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테라스퀘어는 창업투자회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45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현재 15명이 일하고 있다.
세계 3위 반도체설계회사인 마벨 반도체에서 제품개발 총책임자로 근무했던 박진호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2명의 스타급 해외 인재도 최근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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