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추상화가 유희영 화백(전 서울시립미술관장ㆍ73)은 요즘 스승인 고 류경채(1920~1995) 화백이 부쩍 그립다.
4일 서울 인사동 준아트갤러리에서 만난 유희영 화백은 "최근 덕수궁미술관에서 전시중인 '근현대회화 100선'에 선보인 스승님 그림을 보고 왔다"며 "이전 그림은 현대 그림과 달리 진정성이 느껴진다. 스승의 그림을 다시보니 또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
유 화백은 "스승님 생전부터 '부자지간' 아니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면서 여행도 함께 할 정도로 각별했던 스승의 사랑을 다시 떠올렸다.
두사람의 인연은 깊다. 스승과 제자 사이로 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했고 평생 추상회화에 천착했다.
유 화백은 스승의 그림자를 따라왔다. 국내 근현대 미술 추상 1세대 작가로 구축된 류경채 화백은 이화여대, 서울대 미대교수를 역임했다. 류 화백의 서울대 제자였던 유화백은 색면 추상회화의 대가다. 이화여대 교수로 정년퇴임했다.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으로 그림에 있어 자부심도 강하다. 스승과 제자는 국전 대통령상을 수상한 작가들로 유명하다. 류경채 화백이 1949년 대한민국 국전 제1회 대통령상,유 화백도 국전 제 23회 대통령상을 받았다.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동행이 이어진다.
고 '류경채 화백과 유희영 화백의 2인전'이 오는 6일 새로 개관하는 준아트갤러리에서 열린다.
"물론 복(기성)대표의 끈질긴 섭외도 있었지만 스승님(류경채 화백)의 전시를 개관전으로 연다고 해서 전시를 하게 됐습니다."
스승과 제자이자 추상화가인 둘의 작품은 다른 듯 닮았다. 화폭은 묵직한 시간을 이겨냈다.
구상에서 비구상, 추상으로 변한 류경채 화백의 작품은 서정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자신의 심상을 통해 바라본 자연과의 교감이 찬란한 빛과 깊이 있는 색이 더해져 여백의 풍성함을 전한다.
'색면추상의 대가' 유희영 화백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화풍이다. 옛 건물의 단청에서 영감을 받아 기하학적 색면 추상세계로 진입한 작품은 색면 분할과 단색조 컬러가 특징이다. 두가지 이상의 색이 조합한 제 3의 색감은 6회 이상 덧칠했다. 수행하듯 반복적으로 작업된 노동집약적인 작품은 절제미가 팽팽하다.
이번 전시에는 류 화백의 유족이 공개한 추상회화 20여점과 유희영 화백 20여점을 선보인다.
한편, 새로 개관한 준아트갤러리는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 규모로 앞으로 원로작가들의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는 계획이다. 전시는 2014년 1월 21일까지.(02)739-9199.(070)4125-9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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