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법정관리 위기, '쌍용건설' 어디로…채권단도 의견 엇갈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3-12-11 17:2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쌍용건설 채권단과 군인공제회(이하 군공)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쌍용건설이 법정관리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법정관리로 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는 있으나, 향후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아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 채권단 "군공, 출자전환 나서야" VS 군공 "양보할만큼 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쌍용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을 비롯해 산업, 국민, 신한, 하나은행 등 채권은행들은 이날 오전 우리은행에서 '채권단 운영협의회'를 열었다. 지난 9일 금융위원회 중재로 열린 군공과의 협의가 결렬된 데 따른 긴급 대책회의였다.

최근 쌍용건설에 대한 예일회계법인 실사 결과, 5000억원의 출자전환과 300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까지 출자전환이 없으면 쌍용건설은 자본잠식에 따라 상장 폐지된다.

채권단의 한 고위 관계자는 "신규로 지원이 필요한 3000억원이 왜 나왔는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브리핑하고 의사를 타진하는 자리였다"면서 "추가로 자금지원을 할 것인지는 좀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3000억원을 지원하되 군공의 자금 상환에 일부를 사용하고 출자전환을 하지 않는다는 방안을 제안했다고도 알려졌으나, 채권은행들은 군공 자금 상환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채권단은 '고통분담' 차원에서 군공에 이자 탕감과 출자전환 동참을 요구해왔다.

쌍용건설의 비협약채권자인 군공은 쌍용건설이 지급보증을 선 경기도 남양주 사업장에 850억원을 대출해줬다. 그러나 올해 3월 9일 기한이 만료되고 이자가 붙으면서 현재 군공이 변제를 요구하는 금액은 총 1235억원으로 불어났다.

군공은 미수채권 회수를 위해 쌍용건설 7개 공사현장 기성대금 계좌에 가압류를 걸었다. 이에 전국 150개 사업장에서 공사가 일제히 중단됐다. 가압류로 인해 채권단이 신규로 쌍용건설에 자금을 지원하면 일부는 군공에 들어가게 된다.

군공은 올해 400억원, 내년에 450억원을 회수하고 이자 상환은 2년 유예하되 금리는 연 10.5%의 절반 수준인 5.4%로 받겠다는 내용의 양보안을 제시한 상태다.

군공 관계자는 "지난 8월말 채권단이 제안한 대로 양보안을 냈는데 10월에 갑자기 말을 바꿔 출자전환, 이자 전액탕감 등을 요구했다"면서 "충분히 양보한 상황인데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하는 것은 협상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면서 쌍용건설이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금융위 중재로 열린 협상 결렬 이후 양측은 향후 추가 협상에 대한 여지는 열어뒀으나 구체적 날짜는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군공은 비협약채권자로서 사실상 채권단의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며 "군공이 입장을 고수하는 한 추가 협상 계획은 없다"고 못박았다. 

◆ 일부 채권단 "법정관리 가야"

일부 채권은행들은 시장논리에 따라 법정관리에 가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이 쌍용건설 워크아웃을 무리하게 추진해 결국 올 것이 왔다는 지적도 있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신규 자금 지원 시 군공이 돈을 가져가게 되서 자칫 업무상 배임죄에도 해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쌍용건설 정상화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왜 우리가 그런 부담까지 져야 하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채권은행의 관계자는 "결과적으로는 금융당국이 문제를 키운 것"이라며 "과거 대주주였던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쌍용건설 관리에 소홀해 이 같은 상황을 만들게 된 데서 당국의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쌍용건설이 법정관리로 들어가면 약 1400개의 협력업체 줄도산이 불보듯 뻔할 뿐더러 해외에서 진행중인 공사에도 차질을 빚게 된다. 1조원에 달하는 국내외 금융기관 보증 문제도 발생하는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장은 채권단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