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중국이 이 지역 주변국가들에 대한 군사장비 수출 국가를 통제하기 위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수출이 어떤 변수를 만들지 주목된다.
14일 필리핀 현지 언론 보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2척의 프리깃함 건조를 위한 국제입찰을 진행중인 필리핀 정부는 최근 1차 입찰 결과 한국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 및 스페인의 나반티아 세피-RTR 벤처를 선정했다.
프리킷함은 배수량 3000t급 이하의 소형 구축함을 말하며, 대잠수함 방어를 위한 무기 등을 주로 탑재한다.
총 180억 필리핀페소(한화 약 4292억원)의 예산이 책정된 이번 사업에는 14개 조선사가 필리핀 정부로부터 입찰 제안서를 구입했으며, 이 가운데 7개사가 제안서를 제출했다.
필리핀 국방부는 7개사 가운데 인도의 가든 리치 조선해양, STX프랑스,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의 제안은 거절했다고 밝혔으나 제안서를 제출한 모든 업체가 이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아 4개사의 제안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3개사의 재참여도 가능하다.
필리핀 정부는 현재 4개사를 대상으로 2차 입찰 후보업체 선정을 위한 사전검토를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필리핀 정부가 책정한 예산 내에서 건조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를 보는 재무적 제안과 건조기술을 중점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초에 2차 후보업체를 선정한 뒤 본격적인 가격 협상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 낙찰 업체는 신용장 개설 후 4년 내에 선박을 인도해야 한다.
필리핀 정부는 2척의 프리깃함은 서필리핀해에 투입하는 한편 인도주의적 임무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필리핀은 한국에서 향후 도입할 예정인 한국산 경공격기 F/A-50도 서필리핀해 초계임무 등 영공 초계활동에 투입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국 업체가 프리깃함 건조사업을 수주한다면 서필리핀해의 하늘과 바다를 한국산 무기가 지키게 되는 셈이다.
특히, 한국은 인도네시아와 잠수함과 태국과 프리깃함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어 필리핀 사업을 따내면 동남아 지역 방산 사업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염려되는 부분은 중국이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중국은 앞서 한국 정부측에 필리핀에 F/A-50을 판매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바 있어, 필리핀 프리깃함 사업 결과에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필리핀 언론은 최종 낙찰자 발표는 필리핀 정부가 인도산 소형 구축함 매입을 고려한 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이다. 필리핀은 지난 10월 정부 대표단이 인도를 방문해 프리깃함을 포함한 군비 조달 문제를 협의한 바 있으며, 인도는 지난 10년간 동방정책을 통해 필리핀과의 유대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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