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광고업 표준계약 시행…"제작사 비용 떠넘기기 근절"

-광고 기획·시안의 무단도용·하도급대금의 사후 정산 개선

"광고업종의 불공정 하도급거래 근절"

"표준하도급계약서 전면개정"

"모델관련 경비·소품보관비용의 부당전가 개선"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 A광고제작사는 B광고대행사로부터 C화장품(광고주) 업체의 광고촬영 하도급을 맡았다가 곤란한 지경에 빠졌다. B광고대행사의 광고촬영 위탁을 맡은 A제작사는 촬영 당일 아이돌그룹 전담 메이크업·헤어아티스트 및 스타일리스트·코디 등을 투입했으나 돌아온 건 1인당 일당인 300만원뿐이었다. 광고주가 제품 광고모델료만 지급하고 그 외 모델 관련 경비 일체는 하도급업체에 떠넘겼기 때문이다. 의상료가 1000만원을 넘지만 제작사는 울며겨자먹기로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 D광고제작사는 정수기 광고촬영을 맡았다가 세트장 창고비용을 광고주 대신 물어야하는 처지 놓였다. 정수기 광고촬영을 위해 가정집으로 세트장을 구성한 D광고제작사는 소품의 소유권을 광고주에게 넘겼지만 광고주가 소품보관 창고비용을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고주는 추후 세트장 반환 요청 시 즉시 반환할 것을 요구하면서도 1년 이상 반환요청을 하지 않아 6개월째 소품보관 창고비용이 발생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광고모델이나 소품보관 관련 비용의 부당전가, 기획·시안의 무단 도용, 하도급 대금 사후 정산 등 광고업종의 불공정 하도급거래를 근절 시킬 수 있는 ‘광고업종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전면 개정, 26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하도급계약인 광고제작 외적으로 소용되는 경비는 원사업자인 광고대행사가 부담토록 했다. 그 동안 광고주가 특정 모델 지정 후 광고주 또는 광고대행사가 모델료를 부담하나 스타일리스트·헤어아티스트·코디·의상 등 최대 1500만원에 달하는 모델 관련 경비는 광고제작사가 떠안았기 때문이다.

또 광고제작사가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통해 제출한 아이디어를 도용하는 광고대행사의 만행도 근절키로 했다. 공정위는 계약체결 이전부터 수급사업자에게 귀속된 지적재산권 및 원사업자가 대가를 지급하지 않은 수급사업자의 기획·시안 등에 대해 원사업자의 권리를 배제토록 했다.

아울러 광고 계약 금액이 2000만원 이상일 경우에는 대행사가 계약금액의 10%를 제작사에게 지급하도록 했다. 하도급대금조정 요청권도 수급사업자에게 부여돼 조건 변경 등에 따른 비용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인쇄매체(신문·잡지·전단지)의 경우는 정해진 단가를 기준으로 원사업자가 물량을 결정하기 때문에 기본계약서 체결 시 단가계약을 포함하도록 규정했다.

검수 및 대금지급의 시기도 분명히 했다. 양 당사자가 합의한 경우에는 광고주 시사일을 검수일로 하되, 시사일을 계약서에 기재하도록 했다. 다만 시사일이 연기될 시 검수완료일은 최초 기재된 시사일로부터 10일 이상 연기할 수 없다. 대금지급은 하도급법에 따라 개별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60일 이내, 발주자로부터 대금을 지급받은 날의 15일 이내에 지급해야한다.

이 밖에도 광고가 매체에 집행되지 않은 경우에도 소요된 경비 등의 일정비율로 계산된 간접비의 합을 정산기준으로 정했다. 광고대행사·광고제작사·광고편집업체로 재하도급될 경우에는 광고대행사가 광고편집업체에 대금을 직불하도록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