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역사왜곡…위안부 국제만화展까지 방해

앙굴렘 페스티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한국만화 기획전'의 대표 출품작 '나비의 노래' (사진제공=여성가족부)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일본의 역사왜곡이 문화예술계에서도 조직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31일부터 4일간 프랑스 앙굴렘에서 열리는 '제41회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실상을 알리는 특별 기획전 '지지 않는 꽃(부제: I’m the evidence)'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일본 유명 만화 작가가 포함된 우익 세력이 이를 조직적으로 방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올해 제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기를 맞아 열리는 앙굴렘 페스티벌은 전쟁 고발이나 전시 여성 성폭력 문제를 다룬 만화가 다수 출품된다. 위안부 피해자 기획전도 이같은 취지에 맞춰 준비됐다.

이에 일본 정부는 최근 프랑스 주재 일본대사관을 통해 앙굴렘 사무국에 민간이 개최하는 만화축제에서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를 금지시켜 달라고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앙굴렘 사무국이 이를 거절하자 일본 우익세력들은 위안부 기획전에 반박하는 만화를 100여 편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15일 "우리처럼 공식 프로그램이 아닌 민간이 개별적으로 만화를 출품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소년탐정 김전일이라는 만화로 국내에 유명한 일본 만화 작가 사토 후미야(佐藤文子) 등 일본 우익 세력이 위안부 기획전의 의미를 퇴색시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앙굴렘에는 일본 만화센터인 '망가 타워'가 있어 이곳을 중심으로 관련 행사가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위안부 기획전은 페스티벌 개·폐막식 등이 열리는 주요 무대인 앙굴렘 극장에서 개최되며 이현세 작가의 '오리발 니뽄도' 등을 비롯해 20편의 만화작품이 출품된다.

프랑스 현지에서 만화 작가로 활동하며 한국 작품 100여 편을 불어로 번역해 프랑스에 알린 김금숙 작가도 '비밀'이라는 작품을 출품했다.

김광성·정기영 작가의 '나비의 노래'는 일제 강점기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온 한 할머니가 우연히 '수요집회' 현장을 지나다 아픈 옛 기억을 떠올리고, 함께 위안소 생활을 한 여성을 만나 각성한다는 내용이다.

앙굴렘 페스티벌은 과거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다룬 아트 슈피겔만의 ‘쥐’를 비롯해 역사 문제를 만화로 그려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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