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윤기 교수(왼쪽)과 선웅 교수
한국연구재단은 남윤기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장민지, 주성훈 연구원과 선웅 고려대 의대 교수, 김운령 연구교수 등이 뇌를 이루는 복잡한 신경회로망의 발달과정을 조절할 수 있는 바이오칩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바이오칩의 패턴을 달리해 신경세포 연결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면 신경세포칩이나 인공 신경회로망 모델 개발 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돼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랩온어칩지 지난달 2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하나의 신경세포는 케이블 역할을 하는 축색돌기를 통해 1만개 세포와 연결되는데 신경세포에서 만들어진 활동전위가 다른 세포로 전달되는 통로로 축색돌기에서 뻗어 나오는 가지가 제대로 발달되지 않으면 자폐나 퇴행성 질환 등 신경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신경세포를 시험관에서 배양할 경우 축색돌기가지가 무질서하게 자라 서로 얽혀 정량적 분석이 어려웠다.
연구팀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라이신이 다수 연결된 고분자로 생체친화적인 폴리라이신이 격자형태의 점들로 촘촘히 찍혀져 있는 손톱크기의 바이오칩을 제작하고 신경세포를 배양한 결과 축색돌기가지가 주로 폴리라이신이 찍힌 점에서 생성되는 것을 알아냈다.
패턴 없이 폴리라이신이 전면에 코팅된 바이오칩에서는 신경세포의 축색돌기가지가 무작위로 뻗어 나갔다.
연구결과 바이오칩의 패턴을 따라 신경세포가 뻗어 나가는 위치와 방향을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인공 신경회로망 이외에도 암세포나 줄기세포의 증식 같은 세포현상을 제어하는 바이오칩 개발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폴리라이신이 찍힌 점 위에 신경세포 가지생성에 관여하는 단백질 액틴, 튜블린 등이 모여 있는 것은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선웅 교수는“축색돌기가지의 생성위치와 성장방향을 정형화해 세포성장에 대한 자동화된 정량분석이 가능해지면 고효율 약물 스크리닝 등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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