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명예회장이 개인 보유 토지를 계열사에 팔거나 빌려주기만 하다가 새해 들어서는 반대로 계열사 소유 땅을 사들인 점도 눈길을 끈다.
9일 금융감독원 및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KCC그룹 지배회사 KCC는 6일 정 명예회장 및 차남 정몽익 사장에게 서울시 이태원동 102-3번지 소재 토지를 총 74억8700만원에 매각했다.
KCC는 미사용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를 거래목적으로 밝혔다. 이 회사가 6일 내놓은 2013년치 잠정실적을 보면 순이익이 2488억원으로 1년 만에 44% 넘게 줄었다.
정 명예회장이 KCC나 주요 계열사로부터 부동산을 사들인 것은 2000년 이후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 공시를 기준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정 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을 계열사에 팔거나 빌려주기만 했다.
KCC는 2010년 8월 정 명예회장으로부터 경기 용인시 마북동 소재 토지ㆍ건물 및 경기 여주군 연양리에 위치한 땅을 약 205억원에 사들였다. KCC는 당시 직원복지 향상을 위한 체육시설용지 취득이라고 거래목적을 밝혔다.
정 명예회장은 다른 계열사인 KCC건설 및 금강레저와도 부동산을 거래한 바 있다.
금강레저는 2004년 6월 정 명예회장으로부터 경기 여주군 본두리 소재 토지를 약 3억4000만원에 매수했다. 골프장 주변 임야 및 토지 구입이 이때 밝힌 거래목적이다.
정 명예회장이 금강레저에 판 땅은 2003년까지만 해도 KCC건설이 임차하고 있던 곳이다. KCC건설은 2003년 4월 오는 2033년 4월까지 30년 만기로 정 명예회장에게서 경기 여주군 본두리에 위치한 동일 토지를 연간 임차료 720만원에 빌렸다.
KCC그룹 관계자는 "신규 및 기존 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조달 차원에서 미사용 자산을 매각한 것"이라며 "다른 유휴 자산을 추가로 매각할지에 대해서는 지금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이 이번에 KCC로부터 사들인 이태원 소재 땅은 인근에 주택가가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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