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C증권 직원 현대증권 인수 의식? "끝까지 노조 세운다"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HMC투자증권이 노동조합 설립을 매듭짓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증권 인수설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회사가 상대적으로 대형사일 뿐 아니라 강성으로 알려진 노조도 보유하고 있어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MC투자증권 노조는 16일 설립총회를 열었으며, 잠실지점에서 일하는 노명래 씨를 초대 노조위원장으로 뽑았다.

전체 직원 가운데 약 30%가 현재 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노조 설립 최종 단계인 단체협약권을 얻지는 못 했다. 이를 위해 노사가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 위원장은 "현대증권 인수설이 돌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며 "현대증권은 노조 활동이 적극적인 반면 HMC투자증권은 아직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HMC투자증권은 현대자동차그룹에 인수된 후 4차례 임금이 동결돼 직원 사이에서 불만이 고조돼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지난해 본사 직원에 한해 4.5% 임금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비해 지점에 대해서는 되레 실적 하위자를 대상으로 상여금이 25% 삭감됐다.

HMC투자증권은 이런 조치 역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가, 최근 현대증권 인수설에는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은 5대 증권사에 속하는 대형사로 HMC투자증권과는 업계 순위 차가 크다.

노조가 강성인 것으로 알려진 현대증권은 직원처우나 고용보장도 HMC투자증권에 비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국내 10대 증권사 가운데 2013회계연도 직원 급여가 가장 많았던 곳도 현대증권이다.

HMC투자증권 지점에서 일하는 한 영업사원은 "최근 4년만 직원 3명이 목숨을 끊는 사고가 일어났다"며 "과도한 실적 압박에 시달려온 탓에 노조 설립에 고무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 4명은 현재 단체협약 문제 때문에 지점 영업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노동법 절차에 따라 사무금융노조로 가입한 만큼 노조 설립을 인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노 위원장에 대해서는 임금관련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HMC투자증권은 이날 인수추진설 진위 여부를 묻는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현대증권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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