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대표적인 수혜업종은 바로 에너지다. 지난 5월 중국은 러시아와 지난 10여년간 끌어왔던 4000억 달러(약 410조원) 규모의 30년 장기 천연가스 공급계약 협상을 타결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서방과의 관계가 얼어붙자 서방으로의 천연가스 수출길이 막힌 러시아가 중국과의 협상에서 한발 양보하면서 양국간 천연가스 협상이 탄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대(對)아시아 원유 수출량도 올해 사상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재 러시아는 하루 평균 120만배럴이 넘는 원유를 아시아로 수출하고 있다. 전체 원유 수출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2년 20%에서 현재 30%를 넘고 있다. 앞으로 아시아, 그 중 대중국 수출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농산물 기업도 향후 러시아 시장 판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과 EU 등으로부터 농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대신 중국 남미 등 다른 지역에서의 수입물량을 증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세계경제연구센터 장진핑 연구원은 "만약 유럽과 러시아의 교착상태가 중장기적으로 지속하거나 악화한다면 중국의 농산물 기업들이 글로벌 전략을 증가시킬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최근 러시아 재벌들이 그 동안 서방국 은행에 예치해 온 자금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 미국과 EU의 제재 강도가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다. 앞서 러시아 2위 휴대폰 사업자 메가폰 메가폰이 지난 7월 이미 보유한 현금성 자산의 40%를 홍콩 달러로 바꿔 중국계 은행에 예치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러시아와 서방국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략적 이득도 얻고 있다. 러시아와 미국간 힘겨루기에서 중국의 전략적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중국 전매대 양몐(楊勉) 교수는 “미국은 중국의 최대 맞수로 미국과 러시아간 긴장 고조로 중국은 러시아와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면서 미국 패권에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일 함부르크대 평화안보정책연구소 미하일 브르조스카 교수는 최근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이 러시아나 미국과의 힘 겨루기에 있어 중국을 균형추 역할로 보면서 중국의 전략적 지위가 높아졌다"며 "이번 (서방국과 러시아간) 대국의 최종 승자는 중국”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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