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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닷컴 해킹 당시 화면[사진=장봉현 기자]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전라도의 문화와 사는 모습들을 소개해온 향토 월간지 전라도닷컴의 홈페이지(www.jeonlado.com) 해킹사건이 보수 성향의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들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언론사 웹사이트를 해킹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일베 회원 고모(20)씨, 박모(16·고1)군 등 17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군인인 1명은 군 헌병대에 신병을 인계했다.
고씨는 지난 8월 30일 오전 1시 26분께 서울 자신의 집 컴퓨터로 전라도닷컴 홈페이지를 해킹해 관리자 모드로 접속한 뒤 일베 게시판에 관리자모드 화면을 게시하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최초로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군은 같은 날 새벽 고씨의 글을 스크랩해 퍼뜨렸으며 임모(14·중3)군 등 16명은 일베 글 속 링크를 눌러 전라도닷컴의 관리자모드로 접속한 뒤 직접 기사 제목을 '홍어'로 바꾸거나 전남의 풍경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들을 삭제한 혐의다.
적발된 이들 중 10여명은 만 14세 이상의 중·고교생과 대학생이었으며 무직 3∼4명과 군인 1명도 포함됐다.
고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라도닷컴 관리자 아이디가 대다수 웹사이트 운영 주체 측이 주로 쓰는 쉬운 아이디였고 비밀번호가 간단해 우연히 해킹에 성공했다고 진술했다.
전라도닷컴은 당시 세월호 참사를 다룬 '세월호 잊지 않기' 특집 기사 50여건이 통째로 삭제됐다.
게시판에 올라온 독자들의 사진과 동영상도 모두 삭제됐다. 일부 글과 기사 제목도 전라도를 비하하는 의미의 '홍어'라는 말로 바뀌었다.
'오월이면 하염없이 피어나는 홍어', '살아야 좋은 이유를 밝히는 홍어들', '신비로운 호수, 반(反) 문명의 홍어', '홍어동산 만들기' 등이다.
경찰은 일베 회원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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