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의 갤럭시노트] ‘이혼변호사는 연애중’ 제대로 웃겼다…SBS 주말드라마 원톱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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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4-2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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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연우진과 조여정, 왕지원, 심형탁이 1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신사옥에서 열린 SBS 새 주말드라마 '이혼 변호사는 연애중'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 ]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다. 이제 겨우 2회 방영된 드라마를 보고 웬 호들갑이냐고 하겠지마는 지난해 SBS문화재단이 주최한 제1차 극본공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탄탄한 극본에 조여정, 연우진, 심형탁 등 안정적 연기를 구사하는 배우가 합세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SBS 새 주말드라마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으로 드라마 집필에 발을 들인 김아정 작가는 신예의 재기발랄한 생명력과 신예답지 않은 집중력으로 무게중심을 잡는다. 분량에 상관없이 모든 캐릭터가 분명한 제 색깔을 내는 것도 작가 덕이다.

‘월요일은 알아도 일요일은 모르는 사이코’ ‘사회생활만 있고 사생활은 없는 또라이’ ‘이혼이란 사탄의 칼을 치켜든 처키’로 불리는 이혼 전문 변호사 조여정과 두부부터 미역국까지 얼굴로 받아내는, “조여정 서당에서 풍월 읊던 개” 연우진으로 웃음 사냥에 나선다. SBS가 “착하고 유쾌한 주말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내놨던 ‘모던파머’나 ‘떴다! 패밀리’를 볼 때는 도통 터진 적 없던 ‘현실 육성 웃음’이 이따금 튀어나온다.

그러면서도 OECD 가입국 중 이혼률 1위(2014년 대법원 통계 기준)를 차지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남편이 그냥 싫어 이혼하겠다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냐”는 딸과 “인제 와서 무슨 이혼이냐고? 내 인생 아직 30년은 더 남았어”라며 황혼 이혼을 꿈꾸는 엄마를 통해, 10쌍이 혼인신고를 할 때 3.5쌍이 이혼신고를 하는 우리의 현실을 말한다.

이기기 위해서는 불법도 서슴지 않는 변호사 고척희로 3년 만에 TV 드라마에 복귀하는 조여정은 부산 사투리부터 강남을 누비는 커리어우먼까지 폭넓게 연기한다. 안하무인 ‘골 때리는’ 변호사였다가 금세 부산에 홀로 계신 아버지 걱정에 눈물을 글썽거리는 딸로 변하는 그는 전작인 영화 ‘방자전’ ‘후궁 : 제왕의 첩’의 잔상을 잊게 한다.

배우 연우진은 자칫 ‘조여정 원맨쇼’가 될 뻔했던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에서 똑똑하게 제 밥그릇을 챙긴다. 로맨틱 코미디에 지긋지긋하게 등장했던 백마탄 왕자에서 벗어난 지질한 캐릭터를 소신 있게 연기한다. 심형탁, 왕지원, 박준금, 김갑수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SBS는 2014년 초 종영한 김수현 작가의 ‘세번 결혼하는 여자’를 제외하고는 주말극 줄줄이 한 자리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쓴맛을 봐야 했다. 착한 드라마, 가족 드라마를 내세웠지만 번번이 실패하며 갈팡질팡했다. 빈번한 조기 종영에 결국 9시와 10시에 방송됐던 주말드라마 중 9시 주말극을 폐지하며 ‘선택과 집중’을 기했다.

SBS 드라마국의 김영섭 EP는 “드라마가 완성도 있게 나와 작품성면에서는 크게 만족하고 있다”면서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니 만큼 추후 용두사미로 끝날 일은 없을 것이다. 또, 벌써 6부까지 촬영을 마친 만큼 숨 가쁠 일 없이 매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주말드라마는 여전히 SBS에게 어려운 싸움”이라면서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시청자에게 더 많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겠다”고도 했다.

주말극 시장에서 유독 맥을 추지 못하는 SBS가 ‘이혼변호사는 연애중’으로 반등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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