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열린 베트남 외국계 은행 문…IBK, 중소기업 금융으로 승부

  • 자본금 7조3000억 동 규모 IBK베트남 9월 25일 출범

  • 신한은 자산 237조 동 돌파, 우리는 세전이익 10% 증가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왼쪽이 지난 4월 22일 베트남 중앙은행 본부에서 응우옌 응옥 까인 부총재와 양국 중소기업 지원 및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베트남 중앙은행 제공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왼쪽)이 지난 4월 22일 베트남 중앙은행 본부에서 응우옌 응옥 까인 부총재와 양국 중소기업 지원 및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베트남 중앙은행 제공]


IBK기업은행이 베트남에서 100% 외국자본 은행 설립 인가를 받고 현지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 베트남 중앙은행이 9년 만에 100% 외국자본 은행 설립을 새로 허가한 사례인 데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이미 자리를 잡은 시장에 국책은행이 중소기업 금융을 앞세워 뛰어드는 구도라 주목된다.

19일(현지 시각) 베트남 뉴스 등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IBK베트남은 오는 9월 25일 문을 연다. 자본금은 7조3000억 동(약 3920억 원)이며 지분 전량을 IBK기업은행이 보유한다. 앞서 지난 3월 24일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설립·운영 허가를 받았고, 본점은 하노이 경남 랜드마크72 빌딩에 들어선다. 법정 대표자이자 최고경영자는 박경일 법인장이 맡는다.

베트남 중앙은행이 100% 외국자본 은행 설립을 허가한 것은 2016~2017년 퍼블릭뱅크와 UOB 이후 처음이다. IBK베트남이 출범하면 베트남 내 100% 외국자본 은행은 10곳으로 늘어난다. 동시에 한국은 신한·우리에 IBK가 더해져 3곳을 보유하게 되면서, 말레이시아와 함께 이 부문 최다 보유국으로 올라선다.

진입 문턱은 낮지 않다. 개정 신용기관법과 관련 지침에 따르면 외국 신용기관이 베트남에 100% 자본 은행을 세우려면 5년 연속 흑자를 내야 하고, 총자산이 최소 100억 달러 이상이어야 한다. 자본적정성과 위험관리, 부실채권 충당 관련 요건도 갖춰야 한다.


9년간 닫혀 있던 문이 한국 국책은행에 다시 열렸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IBK가 내세울 무기는 중소기업 금융이다. 베트남은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 재편의 수혜국으로 부상하면서 중소기업의 자금 수요가 커지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 한국 기업의 생산 거점과 협력업체가 촘촘하게 자리 잡으면서 현지 중소기업 중심으로 금융 수요가 확대되는 움직임이다. 

다만 인가를 받은 것과 시장에서 자리를 잡는 것은 다른 문제다. 먼저 들어온 은행들이 이미 영업망과 고객 기반을 다져둔 만큼, IBK가 초기 몇 년을 어떻게 버텨내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실제 시장 환경도 녹록하지만은 않다. 앞서 진출한 한국계 은행들의 성적표도 엇갈린다. 신한베트남은 지난해 말 총자산이 약 237조동으로 전년보다 22% 이상 늘었고, 여신과 고객 예금도 각각 23.8%, 14% 증가했다.

하지만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은 악화됐다. 세전이익은 5조4120억동으로 6.2%, 순이익은 4조3170억동으로 줄었다. 비이자수익 개선에도 순이자수익과 서비스 수익 감소를 메우지 못했다.

 다른 외국계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HSBC베트남도 비슷하다. 지난해 세전이익 4조1415억 동으로 6.9% 줄어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고, 순이익은 3조3000억 동으로 6.8% 감소했다. 

다만 우리은행베트남은 외국계 은행 중 드물게 이익을 늘렸다. 지난해 세전이익은 1조5100억동으로 전년보다 약 10%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8% 늘었다. 순이익도 1조2050억동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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