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인교회 총기난사犯 '선언문' 추정 웹사이트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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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6-2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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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 피의자 딜런 로프의 보석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약식재판에 참석한 희생자 가족들은 슬픔 속에서도 대체로 로프를 용서한다고 말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사진= 마지막 로디지아인(The Last Rhodesian)닷컴]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흑인 교회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에서 총을 난사해 9명을 살해한 백인 범인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선언문’이 발견됐다.

타임(TIME), NBC방송 등 현지 언론은 “총기 난사 사건 피의자 딜런 로프(21)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마지막 로디지아인(The Last Rhodesian)’이라는 이름의 사이트가 발견됐다“며 ”흑인을 열등한 존재로 비난하고 백인 우월성을 조장하는 2500단어 분량의 글이 올라와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이 사이트는 접속이 차단됐다.

‘로디지아(Rhodesia·현 짐바브웨)’는 1894년 백인 식민주의자 세실 존 로즈(1853~1902)를 비롯해 소수 백인이 잠비아, 짐바브웨 등 중앙아프리카에서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언할 때 사용했던 이름으로 흑인 차별과 관련된 단어로 꼽힌다.

사이트에 올라온 선언문에는 “우리는 ‘스킨헤드’도, 진짜 ‘KKK’도 없고 다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인터넷에서 떠들기만 한다”며 “누군가는 그것을 진짜 세계에서 감행하는 용기를 가져야 하고 그것은 내가 돼야 한다”고 적혀있다.

로프는 선언문에서 “트레이번 마틴 사건이 나를 일깨웠다”며 “조지 지머먼이 옳았다는 것은 확실하며 더 중요한 것은 내가 ‘백인 상대 흑인 범죄’를 검색하게 된 것이고 그날 이후 나는 예전의 나와 같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조지 지머먼은 자경단원으로 일하던 2012년 2월 미 플로리다주 샌퍼드에서 비무장 흑인 청년 트레이번 마틴(17)과 다투던 중 총격을 가해 마틴을 숨지게 한 인물이다.

그는 이어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나 혼자 게토(주로 흑인들이 모여 사는 빈민가)에 가서 싸운다. 찰스턴은 내가 사는 주에서 가장 역사적인 도시이고 한때는 흑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동네였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적었다.

이 사이트에는 선언문과 함께 사진 60여 장이 올라와 있다. 모두 남부연합과 관련 있는 장소나 노예 박물관 등에서 찍은 것들이다. 성조기를 불태우거나 남부연합기와 총을 든 모습, 흑인 노예 밀랍 인형을 배경으로 하거나 과거 흑인 노예들이 일한 농장을 찾아 찍은 장면이 담겨 있다. 남부연합기는 인권운동가들이 백인 우월주의 또는 흑인 차별의 상징으로 보고 있다.

이 사이트는 지난 2월 9일 로프의 이름으로 등록됐으며 그 다음 날 등록 정보가 의도적으로 차단됐다. 마지막으로 수정된 시간은 교회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진 17일 오후 4시 44분이었다. 로프의 한 친구는 “그의 사이트가 맞다”며 “그가 썼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선언문을 로프가 작성했는지, 사이트를 직접 관리했는지, 사진은 타이머를 이용해 찍었는지 누군가 찍어준 것인지는 모두 확실하지 않다”면서 “실제 로프가 작성한 것이라면 증오범죄 혐의의 중요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찰스턴 경찰과 연방수사국(FBI)은 “사이트에 올라온 내용의 진실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로프는 지난 17일 미국에서 가장 오래 된 흑인교회인 이매뉴얼 아프리칸 감리교회에서 “흑인들이 이 나라를 떠나야 한다”며 권총을 쏴 신자 9명을 숨지게 했다. 이 교회는 21일 오전 9시 30분 예배를 위해 교회를 다시 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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