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아주경제 신원선 기자]
2일 오후 9시 30분 경 인천시 동구 송림동 현대시장 인근에서 두 마리 견공이 차에 치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두 마리 견공 중 한 마리는 자리에서 즉사했고, 한 마리는 가까스로 숨은 붙어있었지만 다리는 쓸 수 없는 심각한 상태였다. 인근 상인들의 신고로 경찰이 즉시 출동했고, 119 구조대까지 동원됐지만 아무도 개를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았다.
경찰은 "올가미나 덫에 걸린 개를 구조는 할 수 있지만 사고로 다친 개를 이송해야 할 책임은 없다"며 "전적으로 개를 책임지고 이송한 뒤 치료해야하는 건 주인의 의사"라고 주장했다. 소방대원들은 "인근 동물병원은 24시간 운영하지 않고, 운영하는 지역은 우리의 관할 구역이 아니기 때문에 이송할 수 없다"고 입장을 피력했다.
주변 상인 A 씨는"두 마리의 개가 도로로 뛰어들었기 때문에 운전 기사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목줄을 하지 않은 견주의 책임도 있다. 하지만 살아있는 개가 빨리 이송되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인데 계속 방치되는 이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는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급기야는 사건과는 상관없는 인물들끼리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본인은 책임이 없다며 보험사에 전화해 욕설을 내뱉으며 잘잘못을 따져드는 운전 기사, 지능이 뒤떨어져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견주, 그리고 이송은 본인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잡아떼는 경찰과 소방대원들 사이에 살아남은 한 마리 견공의 숨소리는 잦아들고 있었다.
결국 견주를 잘 알고 지내던 지인의 동행으로 견주와 견공은 동물병원으로 향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오랜 시간 방치된 견공의 상태가 호전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SBS '동물농장'에서 봐오던 유기동물 구조작전과 상반된 현실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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