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수정구 "41년만의 형제 극적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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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23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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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성남시청]


아주경제 박재천 기자 =서로 헤어져 생사조차 모르고 지내던 형제가 성남시(시장 이재명) 수정구 태평3동 주민센터 직원의 도움으로 무려 41년만에 극적 상봉하는 기적같은 일이 벌어져 화제다.

지난 7일 수정구 태평3동 김은선 주무관은 주민등록증 발급을 하러 온 김모(68)씨를 만났다. 

김씨는 본인의 이름과 생일만 기억하고 있을 뿐 자신의 나이도 주민등록번호도 알지 못했고, 물론 전산으로도 주민등록번호 조회가 되지 않았다.

김 주무관은 민원인이 지금껏 신분증 없이 불편하게 지내왔다는 사실을 딱하게 여겨 김씨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던 쪽지를 단서로 추적을 시작했다.

쪽지에는 주소가 하나 적혀 있었는데 김 주무관은 조회 끝에 그 쪽지에 적힌 주소가 김모씨의 본적지 주소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제적등본을 통해 김모씨의 주민등록번호와 김모씨 동생이 있다는 기록을 확인했지만, 주민등록번호는 전산등록 이력이 없었다.
 

[사진=태평3동 주민센터 김은선 주무관]


이에 김 주무관은 본인 확인을 위해 경찰청에 즉시 십지문 조회를 의뢰했고, 제적 등본상 동생으로 기록된 김모(66) 씨에게도 연락처 조회 후 연락을 취해 그동안의 사정을 설명했다.

김 주무관이 휴대전화로 전송한 형 김모씨의 사진을 받아본 동생 김모씨는 41년 전 실종된 형이 맞다고 했다. 전화기 너머로 동생이 전해준 사연은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였다.

형제는 6.25전쟁 당시 어머니와 함께 북한(옹진군)에서 인천으로 피난을 왔으며,  8남매 가운데 6남매는 전쟁 중 숨졌다. 함께 피난 온 어머니는 1972년 암으로 사망하고 형제만 남은 상태다.

형제가 헤어진 것은 1974년. 전국의 공사장을 옮겨 다니며 일을 하던 형 김모씨가 어느 날부터인가 연락이 닿지 않았고, 동생도 거주가 일정치 않다 보니 형과 엇갈려 형제는 뜻하지 않게 생이별을 하게됐던 것이다.

김 주무관의 도움으로 생사가 확인된 다음 날 동생과 형은 태평3동 주민센터에서 41년 만에 만나 감격의 상봉을 했다. 형 동생 할 것 없이 하염없이 울었고, 동생은 직장에 휴가를 내고 형과 식사도 하고 옷도 사드리는 등 그간의 회포를 풀었다.

한편 김 주무관은 “민원인의 사연이 안타까워 그냥 지나치지 않고 온종일 조회와 문의에 끈질기게 매달렸는데 이렇게 큰 결실로 이어지게 돼 보람이 있다”며 “다가오는 한가위에 형제분 가족에게 큰 선물을 드린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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