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 "남북철도 연결 통해 관계정상화 물꼬 터야"

박정 우한대학교 객좌교수가 지난 23일 베이징대학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전문가로 유명한 박정 우한(武漢)대학교 객좌교수가 지난 23일 중국 베이징대학에서의 특별강연을 통해 남북철도 연결의 실현가능성과 필요성을 역설했다.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의 학사생과 석박사생들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강연에서 박 교수는 우선 미국과 중국, 한국을 둘러싼 가장 큰 갈등요인으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지적했다. 그는 "사드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첨예한 갈등은 우리나라 외교에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 문제는 남북관계 정상화로 회피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를 위한 하나의 방안이 남북철도연결"이라고 강조했다.

남북이 철도로 연결되면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북한을 통과해 중국, 러시아, 유럽으로 진출해 나갈 수 있다. 박 교수는 "남북 철도는 북한을 통과하되 북한에서 정차를 하지 않는 식으로 정치적인 논란을 회피할 수 있다"며 "정치적 리스크를 배제한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은 남북관계 정상화를 견인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중국, 러시아와 함께 국제철도협력기구(OSJD)를 통해 북한을 설득한다면 충분히 실현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이 가입해 있는 OSJD에 우리나라의 가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점 역시 고무적이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또 현재 국내에서 논의중인 서해 열차페리의 비현실성을 꼬집었다. 서해 열차페리는 화물열차가 그대로 페리에 실려 중국으로 건너간 후 중국 철도망을 통해 러시아와 유럽까지 운송된다는 구상이다. 그는 "열차페리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며 기술적인 문제가 높고, 경제성 역시 회의적"이라며 "만약 열차페리 사업을 완성해둔 상황에서 남북열차가 개통되면 열차페리 관련 인프라는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그는 "최근 비현실적인 서해 열차페리가 논의되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며 "남북 철도연결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어학원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회장인 박정 교수는 새정치민주연합 국제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새정치민주연합 원외지역위원장 협의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