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예산낭비 사례에서 '돈 버는 효자'로…순천 드라마세트장 화려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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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2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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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드라마세트장에서 관광객들이 교복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장봉현 기자]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어놓고도 관광객들의 외면으로 한때 대표적 예산 낭비 사례였던 전남 순천 드라마세트장이 이젠 '돈 버는 효자'로 부상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지자체의 관광객 유치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어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28일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순천드라마 세트장을 찾은 관광객은 57만5064명으로 집계됐다. 입장수입도 8억6400여만원에 달한다. 

순천 드라마세트장은 지난 2006년 63억원의 예산을 들여 건립했다. 4만463㎡ 규모에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시대별로 3개 마을, 200여 채의 건물이 지어져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세트장은 SBS 드라마 '사랑과 야망' 등의 촬영장소로 활용되면서 큰 관심을 끌었지만, 영화와 드라마 촬영이 끝난 이후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관광 수입 제고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이 때문에 전국 지자체의 대표적인 예산 낭비사례로 빠짐없이 등장해 왔다. 실제 지난 2006년 33만5636명(입장수입 4억800여만원)에 달하던 관광객은 드라마가 종영된 2007년에는 8만2097명(입장수입 1억4900여만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2008년 13만1368명, 2009년 8만4359명, 2010년에는 7만7993명이 찾는 등 사실상 폐쇄위기까지 몰렸다. 연간 5억2000여만원의 운영예산이 투입돼 왔지만 자체수입은 1억4000여만원에 그치자 지역에서는 폐쇄 여론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순천 드라마세트장은 2012여수세계박람회,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등의 대형 국제행사에 힘입어 부활의 날갯짓을 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세트장 안에 자리한 주막에서 부침개 등을 맛보고, 옛날 교복과 교련복을 입은 채 고고장에서 댄스를 추는 등의 따뜻한 추억을 만나는 체험 프로그램을 추가하는 노력으로 2014년보다 22만여명이 늘어난 57만5000여만명이 다녀갔을 만큼 큰 인기를 모았다. 

최근에는 '응답하라 1988'의 영향으로 6080세대뿐만 아니라 젊은 여행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순천시 주요 유료 관광지 16곳에 대해 1월과 2월 방문객 81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드라마세트장 방문객이 54.1%를 차지할 정도다.  

입장 수익만도 지난 2012년 4억8100여만원에서 2014년 5억5200여만원, 지난해 8억6400여만원 등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드라마세트장의 인기는 지역 관광객 증가로 이어져 특산물 판매점과 숙박업소 등이 특수를 누리는 부수적 효과로 지역 경제 활성화의 효자노릇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순천시는 드라마세트장을 전 국민이 찾고 싶은 필수 코스로 만들기 위해 올 상반기부터 세트장 내 순양극장에서의 영화 상영과 장터 매점 운영 확대 등 1970~80년대의 분위기를 직접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키로 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드라마촬영장은 '사랑과 야망' 세트장으로 조성된 이후 에덴의 동쪽, 제빵왕 김탁구, 자이언트, 감격시대, 허삼관 등 30여편의 촬영이 이뤄졌을 정도로 전국 세트장 가운데 1960년대부터 80년대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린 곳"이라며 "지난해부터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SNS, 블로그 등 온라인을 통해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더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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