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겨냥…파장 어디까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6-06-20 08: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압수수색 후 김정식 부회장 주재 긴급대책회의 열려

  • 20일 오전 김병원 회장 주재 농협 대표자 회의 개최 예정

검찰 압수수색 후 텅빈 김병원 회장 집무실[사진=김선국 기자]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검찰이 김병원(63) 농협중앙회장에 대한 불법선거 개입 혐의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가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 17일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선거운동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한 데 이어, 이번 주내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한 선거인데, 농협 측이 사전선거운동 개념이 희박해 다수의 부정선거운동 사례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검찰 조사의 핵심은 김병원 회장이 불법선거에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다. 지난 1월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선 합천가야농협 조합장 최덕규 후보, 전남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을 지낸 김병원 후보,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출신 이성희 후보 등 세명이 맞붙었다.

최씨 측은 1차 투표에서 3위에 그쳐 결선에 오르지 못하자, 결선투표 직전 대의원에게 '결선투표에서 김병원 후보를 꼭 찍어달라. 최덕규 올림'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대의원 291명 가운데 107명이 이 메시지를 받았다.

검찰은 이번 주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최 후보측에서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최 후보측과 사전에 금품을 약속하는 등 모종의 거래를 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이 사건의 공소시효는 내달 12일까지다. 불법선거 운동에 대한 증거가 나올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의 이하의 벌금 처분을 받는다. 최악에는 당선 무효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농협중앙회측이 당혹해하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도 검찰수사를 주시하는 상황이어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검찰 압수수색 후 김정식 부회장은 17일 오후 농업경제대표이사, 농협은행장, 축산경제대표 등을 불러 긴급 대표자회의를 열었다. 이어 김병원 회장은 20일 오전 농협 대표자들과 티타임을 갖고,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농협 관계자는 "검찰이 아침에 급습해 회장실 등 사무실을 다 털어갔다"며 "200만명이 넘는 조합원으로 이뤄진 농협은 대선이나 총선 때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병원 회장이 검찰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정부가 호선제 실시, 특례조항 삭제 등이 담긴 농협법 개정안 입법예고를 발표했다"며 "공교롭게도 타이밍이 절묘했다"고 덧붙였다.

외부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김병원 회장이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아 구속돼도 재판결과까지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최소 2년간 업무에 지장없이 농협회장 역할을 이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남 나주 출신인 김 회장은 첫 호남 출신 선출직 농협중앙회장이다. 1978년 농협에 입사해 나주 남평농협에서 전무를 거쳐 1999년부터 2014년까지 조합장 3선을 지냈다.

최원병 전 농협중앙회장 체제에서 NH무역과 농협양곡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농협중앙회장은 비상근직이지만 조합원 235만여명, 자산 400조원, 31개 계열사, 임직원 8만8000여명에 이르는 거대 조직을 대표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자리다. 임기는 4년이고, 연봉은 7억원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