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증권업계 또 다시 '낙하산 인사'로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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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2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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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한 직원이 '낙하산 인사'에 반대하기 위한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서동욱 기자]


아주경제 김부원·홍성환·김은경·서동욱 기자 = 금융·증권업계가 또 다시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시끄럽다.
 
증권시장의 중심에 있는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기업은행 그리고 민간기업인 국민은행 등의 차기 수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일찌감치 정부가 개입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차기 이사장으로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돌면서 낙하산 인사 의혹이 불거졌다. 

당초 거래소 지주사 전환 등의 주요 업무가 남아 있는 만큼, 최경수 이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았다. 하지만 정 전 부위원장의 내정설로 인해, 정부가 또 다시 '자기 사람'을 챙기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정치·금융권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정 전 부위원장의 경우 차기 기업은행장에 이어 한국예탁결제원 차기 사장 등으로도 거론됐었는데, 당사자가 거래소 행을 원했다는 소문도 있었다"고 전했다. 

거래소 노동조합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현 이사장의 임기가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진행된 임명절차는 결국 정권실세 전직 차관급 금융관료를 자본시장의 수장으로 앉히려는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낙하산 인사를 즉각 중단하고, 자본시장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도 낙하산 인사로 얼룩지고 있다.

올 연말 임기가 끝나는 권선주 기업은행장의 후임으로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어서다.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의 후임으로도 전직 관료 출신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신보는 23일까지 이사장 공모를 받을 예정이지만, 정부가 이미 관료 출신 후보를 추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홍영만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후임으로는 문창용 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장 자리 역시 낙하산 인사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이후 은행장을 겸임하고 있지만, 금융권 안팎에서 회장과 은행장의 분리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행장 후보로 거론되기 전 현기환 전 수석이 국민은행장으로 올 것이란 소문도 무성했다. 보험개발원장에는 성대규 전 금융위 국장이 거론되고 있다.

또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 유관기관 고위직으로 관료 출신들이 선임되거나 내정된 상태다. 예탁원도 차기 사장 선임을 앞두고 있어, 노조가 낙하산 인사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1월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유재훈 예탁원 사장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회계감사국장으로 선임되면서, 차기 사장 선임이 급하게 됐다. AIIB 국제자문단은 겸직이 불가능하다.

오봉록 예탁원 노조위원장은 "지금 누가 차기 사장이 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낙하산 인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에 노조는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고 전했다. 예탁원은 이날 열리는 이사회에서 후임 사장 인선 작업에 들어간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정부는 각종 협회 등에 자신들의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보내고 있다"며 "민간의 전문성이나 금융 발전보다 자신들의 일감과 일자리에만 집중하는 점을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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