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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AP]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군사력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인접 지역에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뉴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토의 군사 조치와 같이 위협이 될 만한 시설에 대해 자국 미사일 시스템으로 겨냥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발트해 연안에서의 미사일 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배치될 것으로 거론되고 있는 미사일 시스템은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와 방공미사일 S-400 시스템이다. 이스칸데르는 최대 사거리가 500㎞에 이르는 고정밀 미사일로, 재래식 무기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가 400km인 S-400은 공중에 떠 있는 목표물들을 동시에 추적하거나 공격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푸틴 대통령과 빅토르 오제로프 러시아 상원 국방위원회 위원장의 발언에 따르면 이들 미사일이 배치될 지역은 발트해 연안 칼리닌그라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영토의 서쪽 끝에 있는 곳으로, 폴란드·리투아니아와의 국경 지역이다. 이 두 곳은 나토 회원국이다.
이같은 러시아의 강경 조치는 서구 국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책임을 물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나토는 최근 회원국에서 발생한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사이버 안보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또 러시아 국경에 병력을 배치하는 한편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배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불만을 표시해왔다. 때문에 이번 조치가 러시아와 대립 양상을 보이는 나토 회원국을 압박해 나토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인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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