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부자 1위에 중국 부동산기업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쉬자인(許家印)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중국 부자연구소인 후룬연구원이 올해 발표한 '중국 부자 순위'에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이 2900억 위안(약 50조원)의 자산으로 중국 최대 갑부 자리에 올랐다. 쉬 회장은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왕젠린(王健林) 완다(萬達) 그룹 회장을 꺾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지난해 10위를 기록했던 쉬 회장은 1년 사이 자산이 2000억 위안 늘면서 순위가 9계단이나 올랐다. 쉬 회장은 앞서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집계한 '2017 중국 부호 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중국신문망은 지난해와 비교해 쉬 회장의 재산이 네 배 가까이 늘었다며, 역대 순위 1위에 오른 부자 중 가장 많은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쉬 회장의 재산 증식은 중국 부동산 시장 열기에 힘입은 것이다. 매출 기준으로 중국 3대 부동산기업인 헝다그룹의 주가는 홍콩거래소에서 올 들어 480% 급등했다. 후룬연구원은 특히 올 상반기 쉬 회장의 부가 급증했다며 하루에 10억 위안 꼴로 부가 늘어난 셈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헝다그룹의 눈덩이 같이 불어난 부채는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로이터 통신은 헝다그룹의 부채가 1000억 달러(약 113조원)에 달한다며 중국에서 두 번째로 부채가 많은 기업이라고 꼬집었다. 헝다그룹은 지난 8월말 현재 240%까지 치솟은 순자산 대비 부채비율을 2020년 6월 전까지 70% 아래까지 줄일 것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명보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올해에만 두 차례에 걸쳐 총 700억 위안의 자금을 조달해 1129억 위안 어치 부채를 상환했다. 약 38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해 부채 28억 달러 어치를 상환한 상태다.
쉬 회장의 뒤를 이어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이 지난해보다 자산이 52% 늘어난 2500억 위안으로 2위를 차지했다.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자산이 2% 줄어든 2000억 위안으로 3위를 차지했다. 6년간 1위를 차지했던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은 자산이 28% 가량 줄며 5위로 내려앉았다.
양후이옌(杨惠妍) 비구이위안(碧桂园) 그룹 회장이 총 재산 1600억 위안으로 4위에 올랐다. 중국 여성갑부로는 1위로,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여성갑부다. 양 회장의 재산은 1년 사이 1000억 위안 넘게 늘며 지난해 22위에서 18계단 순위가 껑충 올랐다. 양 회장은 10년 전인 2007년 전체 중국부자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중국판 포브스'라 불리는 후룬부자 순위는 1999년부터 발표되 올해로 벌써 19번째 발표됐다. 지난 8월 15일 기준으로 중국내 재산 20억 위안 이상의 부자를 대상으로 순위를 집계했다. 올해 순위에 이름을 올린 부자는 모두 2130명으로 지난해보다 74명 늘었다. 부자들이 종사하는 업종을 살펴보면 제조업이 27.9%로 가장 많았으며, 부동산(14.6%), IT(11.9%), 금융(10.9%), 제약(6.75)이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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