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파생상품 거래소인 CME그룹이 연내 가상화폐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시작한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투자 버블 우려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640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이은 하드포크(가상화폐 분열)에 가격 변등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비트코인이 주류 금융시장에 진출하여 금, 원유와 같은 자산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가능성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10월 31일(이하 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은 오후 2시 기준 개당 6415.28달러까지 뛰면서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6000달러 고지를 넘어선 지 열흘 여만에 6400달러대를 돌파한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들어 500% 이상 급등했다. 1일 오전 6시를 기점으로 개당 6392.16달러대로 소폭 하락했지만 6300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관련기사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CME 그룹은 연내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비트코인 선물 상장이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었지만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불과 한 달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비트코인 선물 거래는 CME의 자체 비트코인 거래 시스템인 '비트코인 레퍼런스 레이트(BRR)'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BRR이 매일 고시하는 정산가에 따라 현금 결제로 계약이 이뤄진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승인을 받은 뒤 정식 개시될 전망이다.
CFTC의 승인이 나오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도 연말을 전후해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들은 보고 있다.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정식 도입되면 개인 투자자들도 손쉽게 비트코인을 거래할 수 있다. 은행과 중개사 입장에서도 비트코인 가격 급등락의 위험 흡수가 가능해진다.
주류 금융시장 진입 등 비트코인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본에서는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NHK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구루나비(ぐるなび)' 등 음식점 정보 제공 기업들 사이에서 비트코인 활용을 장려하기 위해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을 가맹 음식점에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외국인 여행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시스템 연계 방침도 고려하고 있다.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 버블 우려도 계속 나오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이 주류 금융시장에 진입할 경우 부채담보부증권(CDO)처럼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미스 트레이딩의 조 살루치 대표는 "비트코인 콘셉트를 좋아하지만 월가 혁신가들이 패키징한 뒤 파생상품 라벨을 붙이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는 과거 금융위기를 상기시킨다"고 지적했다고 CNBC는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