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넷플릭스 러스(樂視)의 모체이자 핵심 자회사인 ‘러스왕(樂視網)’ 주가가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19일 러스왕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9.95% 급락한 5.34위안을 기록했다. 러스왕 주식 거래량은 45만4000수(手)이고, 거래 규모는 2억4300만 위안(약 412억3953만원)으로 집계됐다.
러스왕 주가는 지난 16일에도 10.02% 추락한 5.93위안으로 하한가였다. 이로써 러스왕 주가는 지난 14일 장중 7% 오르며 6.59위안의 상한가 달성 뒤 2거래일 만에 무려 20% 가까이 빠졌다. 15일에는 하루 동안 거래가 중단됐었다.
중국시간 기준 20일 오전 9시 34분 현재 러스왕 주가는 전일 대비 2.81% 오른 5.49위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스왕 주가 폭락의 배경으로 쑨훙빈(孫宏斌) 회장의 사임을 꼽았다.
베이징(北京)청년보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현재 러스왕 주가는 실적 결과보다는 회사 발전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로 움직인다”며 “지난 16일 저녁 공시로 발표된 쑨 회장의 사퇴 소식과 이후 상황이 러스왕 주가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고 전했다.
쑨 회장이 16일 이후 사퇴에 대한 자세한 입장 발표가 없는 것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러스왕은 쑨훙빈이 러스왕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쑨 회장은 러스왕 이사회에도 빠지길 원했고, 향후 어떤 직책도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러스왕은 류스청(劉淑靑) 총경리 겸 이사를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쑨훙빈은 중국 대표 부동산개발업체 룽촹중국(融創中國·수낙차이나)의 회장으로 자금난에 허덕이던 러에코에 거액을 투자해 창업자 자웨팅(賈躍亭) 대신 경영권을 잡았다. 당시 중국 언론들은 “러에코의 자(賈)시대가 가고 쑨시대가 왔다”며 러에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다 러에코 ‘백기사’였던 쑨훙빈이 사퇴를 발표하자 투자자 사이에서 쑨훙빈이 러스왕을 포기했고, 이후 러스왕이 상장 폐지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대된 것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너무 앞서간 반응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일부 인사들은 “비록 쑨훙빈이 러스왕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러스왕 경영 체계가 여전히 룽촹중국 이사회와 경영진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쑨훙빈이 러스왕 경영에 미치는 영향력이 여전히 크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러스왕 상장 폐지 불안감이 지나친 분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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