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에 "제 남편"이라고 한 이설주, 남북정상회담 올까?

북한매체, 2월 8일 열병식 이후 이설주 '동지' 아닌 '여사' 호칭

남측예술단 공연관람하는 김정은과 이설주 [사진=연합뉴스]

북한 내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부인인 이설주에 대한 위치가 격상되는 분위기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설주가 지난 달 5일 방북한 한국 특사단과 저녁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김정은을 "제 남편"으로 지칭했다고 한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3일 보도했다.

지도자에 대한 호칭과 언급순서는 북한에서 매우 민감하고 엄격한 문제다. 때문에 과거에는 아무리 부인이라고 해도 '원수님'으로 불러야 했다. 김정은에 대한 이설주의 이같은 호칭 변화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북한이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해 '보통 국가'를 연출하는 방법의 하나로 보인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날 김정은과 함께 당 본부의 현관까지 한국 특사단을 마중 나왔던 이설주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도 김정은 바로 옆에 앉아 평양의 명물 요리와 소주 등을 권하며 특사단을 환대했다. 사실상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역할을 무리없이 소화한 것이다.

북한 매체들 역시 지난 2월 8일 열린 건군절 열병식 보도 이후 이설주의 호칭을 동지에서 여사로 바꿔 표현하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리설주의 영부인 역할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연회 등 대외적인 행사에 부인을 일체 동반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은 아버지와는 달리 공식적인 자리에 이설주를 적극 대동하고 있다. 이설주는 3월 25~28일 김정은의 방중 일정은 물론 4월 1일 평양에서 열린 한국 예술단 공연에도 함께 참석하며 국내외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벌써부터 남북정상회담으로 시선을 돌리게 한다. 조선일보는 지난 31일 "한국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 때 사상 처음으로 부부동반 오찬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연 이설주가 남편인 김정은과 함께 남한 땅을 밟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