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 그룹 회장이 별세한 20일, LG 트윈스는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를 응원전 없이 숙연한 분위기 속에 경기를 진행하기로 했다.
LG그룹을 23년간 이끌어온 구본무 회장은 이날 오전 숙환으로 7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LG는 한화 구단 측에 협조를 구해 이날 경기에서 응원단을 운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LG 선수단은 유니폼에 근조(謹弔) 리본을 달고 경기에 나섰다. 경기 시작에 앞서서는 선수단 전원이 모자를 벗고 추모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LG 구단은 별도의 애도 행사를 열지 않았다. 조용하고 간소한 장례를 원하고 조문과 조화도 사양한 고인의 유지와 가족의 뜻에 따른 결정이다.
고인이 된 구 회장은 생전 야구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 왔다. 1995년 그룹 회장에 오르기 직전 1990년 창단한 LG 트윈스의 초대 구단주를 맡아 2007년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명문구단으로 발돋음하는 데 크게 공헌했다. LG는 구 회장이 이끌던 1990년과 1994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구 회장은 생전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LG 구단의 스프링캠프 훈련지를 찾아 선수단을 격려하기도 했고, 해마다 경남 진주 단목리에 있는 외가로 LG 선수단을 초청하는 ‘단목 행사’를 열어 우승 기원 고사를 지내는 등 선수단의 화합을 위해 앞장섰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