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챔피언 퍼트가 홀을 살며시 돌아 떨어지는 순간, 권성열은 주먹을 불끈 쥐며 수차례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치며 포효했다. 이어 쏟아지는 감격의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권성열이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권성열은 20일 인천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 하늘코스(파72)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총상금 12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권성열은 류현우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18번 홀(파5)에서 열린 연장 1차전에서는 권성열이 불리했다. 류현우의 세 번째 샷이 홀 가까이 붙어 우승을 놓치는 듯했다. 하지만 우승 기회를 잡은 류현우가 짧은 버디 버트를 놓쳐 2차 연장으로 넘어갔다.
위기를 넘긴 권성열은 18번 홀에서 계속된 2차 연장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앞서 류현우의 장거리 버디 퍼트가 홀 옆을 지나친 뒤, 권성열은 약 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에 떨어뜨려 짜릿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2억5000만원.
권성열은 2007년 프로에 입문해 2013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했으나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 티업 지스윙 메가오픈에서 기록한 공동 5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스타 등용문’으로 유명한 이번 대회에서 데뷔 5년 만에 감격적인 우승을 거두며 오랜 갈증을 풀었다.
류현우는 2009년 신한동해오픈에서 코리안투어 첫 우승을 거둔 뒤 2013년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 이후 5년 만에 통산 3승을 노렸으나 연장 1차전에서 빗나간 퍼트로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공동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최이삭은 17번 홀(파4)에서 티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범해 생애 첫 우승 기회를 놓치고, 김태우와 함께 최종합계 12언더파 공동 3위에 머물렀다.
2003년, 2005년, 2008년에 이어 이 대회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한 ‘맏형’ 최경주는 이날 이븐파를 쳐 최종합계 1언더파 공동 35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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