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내년 상반기 중 대구 감삼점 점포 폐업에 나선다. 이마트는 ‘실적 부진’에 따른 부실 점포 정리를 기본 경영 방침으로 정해놓았다. 이마트 감삼점 폐업도 이런 기조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이마트 감삼점의 존폐 여부를 결정한다.
2002년 10월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 우방드림시티 상가에 들어선 이마트 감삼점은 고질적인 부실 점포로 꼽힌다.
이마트 감삼점은 인근 1.3㎞ 거리에 대구에서 가장 큰 대형마트 중 하나인 홈플러스 성서점이 한두달 먼저 문을 연데다, 같은 식구인 이마트 성서점·월배점과 경쟁하는 구도에 끼여 실적 부진을 겪어왔다. 매년 매출이 200억대 중반에 그쳐, 겨우 적자를 면하는 수준에서 유지돼왔다.
대구 감삼점이 최종 폐업하면, 대구 시지점에 이어 대구에서만 두 번째로 이마트가 문을 닫게 된다. 이렇게 되면 과거 신세계가 월마트를 인수해 개점한 대구의 이마트 3곳(시지점·감삼점·비산점) 모두가 이마트 이름을 잃는 셈이다. 이마트 시지점은 지난 5월 폐업했고, 비산점은 폐업 후 인근 중소상인들과 행정소송 끝에 2012년 트레이더스로 변경됐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감삼점을 폐업하고, 최근 새롭게 확장하고 있는 PK마켓이나 노브랜드, 삐에로쑈핑 등 전문점을 같은 자리에 열 가능성을 제기한다.
특히 이마트 감삼점과 차로 5분 거리(900m)인 죽전네거리에 신세계그룹 계열의 신세계건설이 최근 주상복합건물(아파트 504세대·오피스텔 48실)인 ‘빌리브 스카이’ 개발·분양에 착수한 것도 이를 뒷받침 한다.
업계에서는 이곳을 신세계건설이 처음 분양하는 ‘고급 주상복합’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SSG프리미엄슈퍼마켓 등을 입점키는 한편 이마트 감삼점은 또 다른 전문점으로 리뉴얼할 것이란 관측이다.
내년에 이마트 감삼점까지 폐업하게 되면, 신세계그룹 전체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이마트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가 스타필드, 이마트24 등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는 것은 이마트의 엄청난 자금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면서 “이마트가 점포수를 늘릴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그룹 전체의 자금 동원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울산 학성점을 폐업했고, 올해 5월과 6월에 각각 대구 시지점과 인천 부평점을 폐점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경기 고양 덕이점도 문 닫을 예정이다. 최근 경기 의왕점만이 2년6개월 만에 처음으로 문을 연 신규 점포였을 뿐이다.
이에 따라 2016년 158개, 2017년말 159개까지 늘었던 이마트 점포수는 올해 156개에서, 내년 3곳 가까이 줄어들 경우 연속으로 내리막길을 타게 된다.
대신 이마트는 신장률이 좋은 창고형할인점 트레이더스 출점에 집중할 계획이다. 트레이더스는 내년에만 최소 3곳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의 경영 기조는 부실 점포는 과감히 정리하는 것”이라면서 “이마트 감삼점 또한 실적이 좋지 않은 점포라 리뉴얼을 해서 새로운 매장으로 탈바꿈 할 지, 아예 폐업할지 현재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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