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치다 결국 마을에서 쫓겨난 양치기 소년. 이를 바득바득 갈며 절치부심(切齒腐心), 수십년 각고의 노력으로 그 나라의 왕이 됐다. 그러자 곧장 돌변, 옛날 못된 본능이 되살아났다. 폭정을 일삼자 왕의 귀가 자라나 엄청 커졌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죽을 각오로 성형수술을 권하는 충신의 목은 날아갔다. ▷양치기 출신 당나귀 귀 왕은 이제 벌거벗은 임금님이 됐다. 스스로를 전지전능(全知全能)하다 믿으며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다. 무소불위(無所不爲) 권력을 휘두르며, 하나부터 열까지 만기친람(萬機親覽) 독재의 화신이다. 백성들에겐 ‘하면 된다’를 강요한다. 주변에는 온통 아첨꾼뿐. 이런 왕, 조직의 장(長)이 여전히 많은 요즘, ‘되면 (잘)하는’ 문명인들은 아귀지옥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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