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대형 금융지주가 27일, 한진칼은 29일 정기 주총을 연다. 두 날짜는 모두 금융당국에서 피하라고 당부한 때와 겹친다. 상장법인 300곳 이상이 한날 주총을 여는 슈퍼주총데이(3월 22·27·29일)라는 얘기다.
◆한진칼 석태수 대표 다시 뽑을까
한진칼 주총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인물은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측근인 석태수 대표다. 그를 다시 대표로 뽑는 안이 주총에 오른다.
KCGI 측은 물의를 일으킨 오너 측근인 석태수 대표를 다시 뽑는 안에 반대한다. 반면 한진칼 측은 "폭넓은 이해와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인물"이라며 재선임안을 그대로 올리기로 했다.
표대결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조양호 회장 측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29%가량이다. KCGI와 국민연금 양쪽은 20%에 가까운 지분을 쥐고 있다.
조양호 회장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법원 판결이 먼저 나왔다. 한진칼이 KCGI를 상대로 서울고법에 낸 의안상정 가처분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졌다. 한진칼은 KCGI 측에서 제안한 감사·사외이사 선임안과 보수총액 삭감안을 주총에 올리지 않아도 된다.
◆금융지주 낙하산 논란·배당안 주목
대형 금융지주 주총에서는 낙하산 인사 논란을 눈여겨보아야 하겠다. 수탁자책임원칙인 스튜어드십코드를 받아들인 국민연금이 배당 확대를 요구할 수도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번 주총에 변양호 전 금융정보분석원장과 이윤재 전 청와대 비서관을 사외이사로 뽑는 안을 올린다. KB금융지주는 한국정부회계학회장을 지낸 김경호 홍익대 교수를 감사위원인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근로자추천이사제(노동이사제) 도입은 철회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지주를 뺀 대형 금융지주는 대부분 배당을 늘린다. KB·신한·하나금융지주가 모두 1500원 이상을 결산배당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비해 우리금융지주는 650원을 배당금으로 준다.
◆스튜어드십코드 영향 과대평가 가능성
애초 스튜어드십코드나 행동주의펀드 영향력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고배당을 요구해온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을 상대로 22일 주총에서 완승했다. 현대차 이사회는 배당안을 둘러싼 표대결에서 86%에 달하는 지지를 얻었다. 엘리엇을 밀어준 쪽은 14%에 그쳤다.
국민연금도 마찬가지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총에 참여해 이사회 안건에 모두 반대했다. 그래도 70%를 넘어서는 지분을 가진 삼성그룹 측을 이길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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