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동양생명]
이후부터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안방보험그룹이 동양생명을 지배하는 동안 유지된 '황금 비율'로 여겨졌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수가 과반이 돼야 한다는 상법 규정과 회사 정관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자칫 사외이사 1~2명에게 회사 전체가 휘둘리지 않도록 이사진을 탄탄하게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구 전 사장 등이 이사회에서 빠지는 등 변화가 있었으나 총원 9명의 이사회 구성원 숫자는 변함 없이 유지돼 왔다.
이사회 9명의 법칙에 처음 금이 간 것은 지난해 8월 장커 전 부사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하면서부터다. 2021년까지 임기가 보장돼 있던 장 전 부사장이 갑작스레 사임한 것은 동양생명 및 안방보험그룹 내부 사정의 영향으로 알려져 있다.
안방보험그룹 총수였던 우샤오후이(吳小暉) 전 회장은 지난해 초 중국에서 경제사범으로 기소됐고, 현재 중국 금융당국이 안방보험그룹을 위탁 경영하고 있다. 장 전 부사장은 우샤오후이 전 회장과 함께 일한 인물로 꼽힌다.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현직에 있을 당시 장커 부사장은 안방보험그룹 재무부 총경리·총괄 등을 역임했다.
그러나 지난달 말 정기주주총회 결과 사외이사 한 자리가 더 줄었다. 이사회 구성원 수가 7명(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으로 재편된 것이다. 만약 앞으로 장 전 부사장의 후임이 파견돼 사내이사가 4명으로 늘어나면, 한 자리 줄인 사외이사를 다시 5명으로 늘려야 한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중국 대주주가 새로운 사내이사를 보내지 않을 것으로 보고 동양생명이 사외이사 수를 조정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동양생명이 새로운 임원을 끌어오기도 어려울 정도로 그룹 내부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 같은 시각에서 최근 자회사 동양자산운용이 매각된 이후 동양생명도 매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달 자회사 동양자산운용의 주식 292만주(73%)를 매각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동양자산운용의 매각을 마무리하면 동양생명도 한결 가볍게 매각할 수 있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사외이사 한 명을 줄인 것은 앞으로 중국인 사내이사가 선임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라며 "사실상 임원도 보내지 않는 것을 보면 중국 안방보험그룹의 미래계획에서 동양생명의 자리가 없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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