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에서 바라본 강남 아파트 전경. [사진= 아주경제DB]
현금 부자들이 서울 강남권 아파트 청약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8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2일 서울 서초동 서초그랑자이 1순위 해당 지역 청약을 접수한 결과 174가구 모집에 7418명이 신청, 평균 42.63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1가구를 모집한 100㎡B 유형에는 711명이 지원했고, 역시 1가구뿐인 100㎡A에도 426명이 몰렸다.
서초그랑자이 분양가는 3.3㎡당 평균 4687만원으로 전용면적 84㎡형의 경우 분양가가 12억원을 상회한다. 그러나 업계에선 인근 단지 시세에 비춰볼 때 서초그랑자이 분양에 따른 시세 차익이 84㎡ 기준 4억원에 달할만큼,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고 평가한다.
서초그랑자이는 모든 주택형의 분양가가 9억원 이상이라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데다 통상 분양가의 10%인 계약금 비율도 20%로 책정돼 계약금만 2억~3억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중도금 2회차를 올해 12월까지 납부해야 하는 사정을 감안하면 7억~8억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청약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금부자들만 청약에 참여할 수 있는 셈이다.
중도금 대출 규제를 아랑곳하지 않는 청약 열기는 강남권 전반에서 발견된다. 지난해 11월 분양된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 리더스원은 232가구 모집에 9671명이 청약해 경쟁률이 41.69대 1이었고, 12월 서초구 반포동 디에이치 라클라스는 평균 23.94대 1을 기록했다. 올해 5월 분양된 서초 방배그랑자이는 평균 8.17 1로 주춤했지만, 불과 두 달 만에 서초그랑자이가 그보다 5배 이상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는 중도금 대출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강남권엔 현금 부자만 진입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매매시장이 꿈틀거리면서 자산가들이 대거 청약 경쟁에 뛰어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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