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공급과잉에 '치킨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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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입력 2020-01-1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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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등 아시아지역 대규모 증설 예정...공급과잉 전환 우려

  • 범용제품 위주 생산에서 제품다각화·고부가가치화 추진해야

석유화학 업계가 국내외 신증설 규모 확대에 의한 공급과잉과 내수 부진 움직임에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범용제품 위주의 생산에서 탈피해 생산제품을 다각화하고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5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에틸렌, 프로필렌, 파라자일렌 등 기초유분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대규모 증설로 인해 공급과잉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에틸렌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5900만t 증가하는 반면, 수요는 3800만톤에 그쳐 공급초과 현상이 예상된다. 가동률도 2019년 90.5%에서 2024년 83.4%로 하락할 전망이다.

프로필렌은 2021년까지 대규모 증설을 마무리한 뒤 80% 이하 수준으로 가동률 하락이 전망되며 파라자일렌(P-X)은 2019년부터 2020년 동안 중국 중심으로 대규모 증설을 이룬 뒤 오랜 기간 공급과잉 가능성이 높다.

이미 1월 첫째 주 에틸렌 스프레드(원재료와 제품 가격의 차이)는 t당 13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분기 평균인 t당 172달러보다 24% 낮고, 작년 1분기 평균과 비교하면 73%나 떨어진 것으로, 손익분기점을 밑도는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에틸렌의 손익분기점은 톤당 250달러 선으로 알려져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공급과잉으로 제품가가 바닥을 치고 있어 중국에서는 가동률을 조정하고 소규모 업체는 도산 위기에 빠져 있다”며 “누가 적게 벌면서 오래 버티는지의 싸움이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대규모 증설은 국내 석유화학 업체의 최대 걸림돌이다. 수출국 중 중국이 차지하는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P-X 중국 의존도는 출하의 약 6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국내 주요 석유화학제품의 출하 대비 대(對)중국 수출 비중은 에틸렌 7.9%, 프로필렌 17.6%, 폴리에틸렌 29%다.

업계 안팎에서는 향후 국내외 신증설과 유가 변동에 따른 수익성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선 범용제품 위주의 생산에서 탈피해 생산제품을 다각화하고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국내 석유화학업체의 원가경쟁력이 ECC(에탄크래커) 등 저가 원료 기반 생산 기업보다 낮아 공급과잉 시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범용 제품형 기반의 기업은 보통 낮은 이익률과 큰 변동성을 나타내 이를 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2011년부터 2018년 동안 글로벌 석유화학업체 수익성을 비교한 결과 제품을 다각화한 기업의 호황기와 불황기 간 평균 영업이익률 편차는 2.8%로 비슷한 반면 범용제품 기반의 기업 평균 영업이익률 편차는 10.1%로 나타났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고부가가치제품 시장은 오랜 개발기간과 고비용을 들여야 하는 분야로 유럽·미국·일본 등 선진국 업체에서 과점하고 있다”며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기 때문에 세세한 단·장기 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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