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엘리엇 철수’로 ‘지배구조 개편·실적 개선’ 두 가지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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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0-01-2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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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상 최대 실적 달성‘과 '엘리엇 퇴치'라는 두 가지 호재로 성공적인 2020년의 포문을 열었다. 특히, 그간 주요 의사결정마다 번번이 제동을 걸었던 엘리엇이 물러나면서, 향후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또 한 번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지난해 말 보유하고 있던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엘리엇이 가장 최근 직접 밝힌 지분 규모는 현대차 2.9%, 기아차 2.1%, 현대모비스 2.6% 등이다. 앞서 2018년 4월 현대차그룹 3사의 지분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 가량을 매입해 보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연내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확실시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대 걸림돌로 지목됐던 엘리엇이 사라진 만큼, 더 이상 미룰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앞서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간 합병, 총 8조3000억원에 달하는 고배당 등을 요구하며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제동을 걸어왔다. 이로 인해 현대차그룹은 결국 현대모비스를 지배회사로 구축하며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포기해야만 했다.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서 손 뗀 직접적인 이유로는 '공격 명분 상실'이 지목된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미래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공격할 직접적인 명분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로 전환한 이후,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주력 생산, 미래차 전환, 도심 항공 모빌리티(이동) 등 신사업에 적극 투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이유로) 향후 현대차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실적인 손실 계산’도 철수 배경 중 하나다. 지난해 9만원 대까지 떨어진 현대차의 주가가 일부 회복하면서,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매각을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새롭게 내놓을 지배구조 재편안도, 2018년 당시 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전망이 나온다. 정몽구 회장과 정 수석부회장 등 오너 일가→현대모비스(존속법인)→현대차→기아차로 이어지는 구조가 핵심이다. 다만 합병 비율 등 세부 내용은 조정될 여지가 있다.

엘리엇의 철수 결정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쓴 현대차그룹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는데 긍정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기아차는 작년 한 해 동안 합산 매출 163조9364억원, 영업이익 5조6944억원을 벌어들였다. 현대차의 경우 매출 105조7904억원, 영업이익 3조6847억원으로 사상 첫 ‘매출 100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도 무려 7년 만이다. 기아차는 매출 58조1460억원, 영업이익 2조9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3.6% 수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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